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에 장착된 가장 흔한 물리적인 저장장치로 HDD가 있습니다. 자료의 끊임없는 읽기, 쓰기로 인하여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주변장치 중의 하나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저장장치로써의 입지가 몇 년 전 처음 대중에게 선을 보인 SSD(Solid State Drive) 때문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장장치로써의 가치를 따지는 거의 모든 척도에서 SSD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속도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물리적인 헤드가 플래터의 안쪽과 바깥쪽을 바쁘게 오가며 데이터를 읽고, 쓰고 하는 HDD에 비하여 전자 장치인 메모리에서 바로 데이터 작업을 하는 SSD는 애당초 비교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특히나 데이터 액세스 속도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나타냅니다. 동시에 많은 파일에 접근하는 경우 데이터 액세스 속도가 빠른 쪽이 성능에서 앞서 나가게 됩니다.

컴퓨터 사용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소음입니다. 컴퓨터가 전자, 전기, 기계 장치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고요한 방 안에 컴퓨터 한 대를 놓는 순간 이전에 없던 여러 가지 소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구성 부품 중에서 모터, 스핀들과 같은 기계 장치로 구성된 HDD가 소리없이 작동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므로 최대한 소음을 억제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SSD는 거의 무소음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해 줍니다. 저처럼 무딘 사람도(-_-;) 고요한 방 안에 울려 퍼지는 하드디스크의 동작소리는 귀에 거슬리더군요. 특히 성능이 뛰어난 HDD일수록 시끄러운 경향이 좀 있습니다. WD사의 랩터 시리즈나 아니면 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자랑하는 SCSI 방식의 HDD들이 회전수가 높다 보니 소음이 더 큰 경우입니다.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WD사의 Raptor

Raptor X

가장 최근 제품인 VelociRaptor



저장장치가 필수적으로 가져야만 하는 특징 중의 하나는 안정성입니다. 시끄럽고 속도 좀 늦으면 어떻습니까? 내가 힘들게 작업한 자료들을 에러 없이 잘 저장해 주면 그래도 그놈은 저장장치로써의 제 기능은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HDD는 구조적인 특성상 외부 충격에 상당히 약합니다. 무엇보다도 동작하고 있을 때 외부로부터의 충격은 아주 치명적입니다. 운 없으면 HDD가 사망하는 지경까지 이르는 수도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에도 나오지만, SSD는 동작 중일 때라도 외부 충격에 아주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저장장치의 특징 중 큰 것만 놓고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저런 식으로 HDD로는 안 되는 일들을 SSD를 사용하면 쉽게 해결되는데 왜 HDD
가 PC 혹은 노트북에서 여전히 저장장치로 자리하는 걸까요? 짐작하셨겠지만, 답은 바로 ''입니다. 아픔이 있지만 그래도 성능을 위해서, 출혈이 있지만 그래도 안정성을 위해서. 이러한 자기 합리화를 통해 SSD를 선택하려는 시도를 원천 봉쇄해버리는 것이 HDD와 SSD의 가격차이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범위를 일반적인 경우에 한정하니 그래도 꿋꿋하게 SSD를 사용하는 분들은 논외로 칩니다. ^^;

단적인 예로, 2007년 정도에는 SSD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용량의 HDD를 100대 이상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비슷한 용량일 때 가격 차이가 100배가 넘게 났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컸습니다. 바로 얼마 전 소식에서도 아직 노트북에 HDD 대신 SSD로 대체할 때 용량에 따라 $100~$600까지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통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런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플래시 마케팅 매니저인 브라이언 비어드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SSD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플래쉬 메모리 가격이 매년 40%, 50%, 60% 이상씩 급락했다고 합니다. 이 추세대로 나간다면 조만간 수년 내로 SSD가 HDD와 가격적인 면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HDD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
격하게 HDD가 SSD로 대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추후 사람들이 GB 당 단가를 따졌을 때 이 정도 가격 차이면 조금 비싸더라도 HDD 대신 SSD를 선택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바로 그때가 저 역시 HDD를 SSD로 바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장용도로 사용 중인 몇 테라가 넘어가는 HDD를 모두 SSD로 바꿀 수는, 바꿀 필요도 없겠죠.

참고로, 삼성에서 SSD와 HDD를 비교한 동영상을 보시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