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처형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가서 식구들 모두 머리 손질하고 왔습니다. 이거 매번 갈 때마다 처형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하지만, 언니 말고는 머리 못 맡긴다는 집사람과 전혀 개의치 말라는 처형 말에 못 이기는 척 저 역시 은근슬쩍 가서 머리 깎곤 합니다.


성민이는 시원하게 머리를 밀 계획이었지만 감기 걸려 고생하다 이제 나아가는 중이라 다음번 기회로 넘기고 큰아들 재성이와 집사람 머리 손질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그냥 성민이 삭발식도 감행했답니다. ㅎㅎ

삭발한다는 사실을 눈치 챈 건가? 눈에 힘 좀 풀지, 아들~


"이거 분위기가 영 이상한데?"


"여긴 어딘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드디어 삭발 준비가 끝나고 엄마가 안고 의자에 착석.


"어라? 이모, 이게 뭐예요? 뭐 하자는 거에요?"


"허걱; 앗, 앗... 이모, 잠깐만, 잠깐........................."


"잉... 이기 지금 머 하는 짓이고?"


"아이고, 따가워라."


"휴~ 인자 모르겠다. 될 대로 돼뿌라!" 성민이 표정에서 득도의 길로 들어선 깨달음이 느껴집니다. ^^;


이모와 엄마의 합작한 배신에 생각할 게 많은가 봅니다. ㅋ


모자를 안 가져가서 삭발하고 추울까 봐 급조한 수건 말기


넌 어느 별에서 왔니? ^^


"이제 엄마랑은 눈도 안 마주칠 거야!"


용하게도 머리 깎는 내내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무사히 삭발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형 재성이는 삭발할 때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기 때문에 성민이도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말입니다.


동자승 분위기 납니까?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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