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5일 토요일, 저희 작은아들 성민이가 태어난지 꼭 1년되는 날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첫돌이 되는 날이 토요일이라 앞당겨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돌을 보름 앞두고 열이 40도가 넘게 오르는 돌발진이 와서 아빠, 엄마의 애간장을 다 녹였던 터라 그때만 해도 돌잔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아팠답니다. 그 어리고 여린 손등에 핏줄을 찾아 바늘을 꼽고 수액과 포도당을 맞으면서 애가 힘없이 보채기만 할 때는 정말 큰일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피검사, 소변검사, 그리고 X-ray 까지 다 찍었습니다. 혹시라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까봐 안절부절하고 있었지요. 더군다나 인턴, 혹은 이제 레지던트 1년차 정도로 보이는 어린 친구가 혹시 모르니까 뇌수막염 검사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그건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으니 아이 척수에 바늘을 꽂아서 척수액 샘플을 뽑는다고 하더군요.
물론 의사 입장에서는 만일의 경우를 다 생각해야 하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을 들으니 대뜸 속에서 '이 양반이 지금 애 잡을 일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링거주사를 놓기 위하여 돌도 안 된 아이의 손등에서 정맥을 찾아 바늘을 찔러 넣고 있는 것도 안쓰러워 죽겠는데 척수에 바늘을 꽂다니요? 아이가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제 나름대로 판단했기 때문에 그것만은 동의할 수 없더군요. 하루만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아직 경력과 연륜이 없어서, 자식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그 젊은 의사 양반 부모된 사람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더군요. "척수에 바늘을 꽂으면 어른도 고통스러워 한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검사를 해보면 80% ~ 90%는 뇌수막염이 아니기는 하다. 그래도 만일의 경우를..." 아예 말을 말든지요.


성민이 돌잔치


부산 부암동에 있는 주말농장이라는 곳에서 조촐하게 돌잔치를 치루었습니다. 이 집 고기맛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

성민이 돌잔치

이종사촌 형에게 안겨 있는 성민이. 뭔가가 마뜩찮은 표정입니다. ^^


성민이 돌잔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에게 안겨 있는 재성이와 성민이. 나은 지 얼마된다고 두 녀석 다 또 감기. oTL


성민이 돌잔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성민이는 저날 난생 처음으로 막대사탕을 맛 보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


애들 챙기랴, 손님 챙기랴 정신 없었지만 무사히 돌잔치가 끝났답니다. 아내가 고생이 많았고, 돌잔치 내내 별 짜증없이 온 사방을 누비고 다닌 성민이도 고생했다는 말을~ ㅎ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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