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에 의하여 한번 글쓰는 리듬을 잃어 버리니 회복하기가 참 어렵네요. 블로거로서 블로그 꾸려가기 시작한 이후로 한 달에 작성 글 수가 10건 미만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 3, 4월, 그리고 5월까지 연달아 신경을 못쓰고 있습니다. 농땡이 안 부리겠습니다. ^^;

근래 들어 몇 년간 지속된 이상 기후로 인하여 우리나라 자랑거리 중의 하나였던 뚜렷한 사계절 춘, 하, 추, 동의 명확한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로 건너 뛰는 바람에 감기와 독감 환자가 속출했었죠.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정말 봄과 가을은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제 TV를 보니 올해 봄 의류 재고상품이 사상 최대라고 하더군요. 최근 이상 기후를 몸소 겪고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싶더군요. 봄옷이라고 입고 나갔는데 한낮에는 더워서 벗는 게 시원하니 바로 여름 반팔 소매로 가게 되더군요. 그러다 해 떨어지고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아직까지는 좀 쌀쌀하고, 아무튼 옷 입기 참 애매한 시기입니다.


생명력이 넘쳐 흐르는 물속 세상


저희 집 1자 어항에는 코리도라스와 안시 롱핀 2종만 합사하여 키우고 있지만, 2자 항은 수초항으로 꾸며 놓고 생물은 말 그대로 잡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나는 어종만 적어 보아도 엔젤 2, 구라미 1,구피 다수, 플래티 다수, 코리 9, 네온 2, 안시 3, 가오리 비파 1, 풍선 몰리 5, 뉴기니아 레인보우 2, 생이 다수 정도 들어 있습니다.

2자 수초항

저는 봄이 맞긴 맞나 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항 속 생물들은 봄을 맞아 생명력이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플래티는 한 주가 멀다 하고 새끼를 치다 보니 모스 속에서 수시로 못보던 치어가 보이고,

엔젤은 첫 산란한다고 주인이나 엔젤 자신이나 익숙치 않아서 한번은 자기 알로 배 채우고, 한번은 주인이 부화해 본다고 했다가 곰팡이 피어서 다 내다 버리고 -_-;



엔젤 산란

마블 엔젤과 페루 엔젤.


엔젤 산란

엔젤 산란

어항 모서리 안쪽에 산란한 엔젤.


코리도라스는 눈측 6~7cm 정도 되는 떡대 한 녀석이 배가 빵빵하게 다니더니 바닥을 제외한 어항 네 면 온 천지에 알로 도배를 해서 코리 세상이라고 외치는 건지 평소에는 수초 속에 숨어서 잘 안 보이는데 날씬해진 몸매를 자랑하듯이 눈 앞에서 왔다 갔다 하네요.

코리 산란
코리 산란

어항 벽면에 붙어 있는 코리도라스 알.


코리 산란

코리 산란

그냥 두면 다른 고기들 한끼 식사 밖에 안 되므로 띠어서 따로 부화통으로 옮겨서 에어레이션과 신선한 물을 공급해 줍니다.

플래티는 그렇게 새끼를 놓고도 여전히 '내 안에 새끼 있다.'고 유세하는 건지 빵빵한 배를 자랑하고 있고, 구피는 '새끼는 니 배에만 있냐 나도 있다.'는 듯이 곧 새끼 놓을 테니 준비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네요.

이처럼 거의 일제히 어항 속 고기들이 새끼를 낳고, 산란하는 것은 겨울이 끝나갈 즈음 시작한 실지렁이 급여가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짐작합니다. 산란기를 대비한 것은 아니지만 고기들에게 최고의 영양식이라 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 생먹이인 실지렁이이기 때문입니다.

실지렁이

중소형 어종에게 이보다 더 좋은 먹이는 없다고 할 정도로 풍부한 영양을 공급해 주는 실지렁이. 가운데 먹이 급여통에 담겨 있는 것.


이처럼 실지렁이는 관상어에게 최상의 먹이임에도 불구하고 취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보관이 힘듭니다. 실지렁이가 4~5급수, 즉 하수도나 더러운 하천이 주서식지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놈들을 일반 가정집에서 장기간 보관하기는 어렵습니다. 매일같이 깨끗한 물로 환수를 해주어야 그나마 오랜 기간, 그래봐야 기껏 한 달 남짓이지만 보관이 가능합니다.
또한 사람에 따라 혐오감을 줄 수도 있고, 이놈들에게서 나는 냄새가 그리 좋은 냄새는 아닙니다. 역한 냄새라고 할 수 있죠. 고기에게 실지렁이 좀 주려다가 잘못하면 실지렁이와 함께 집에서 쫓겨나는 수가 있습니다. ^^

또한 이런 점을 극복하고 실지렁이 급여까지는 성공한다고 해도 실지렁이는 바닥재를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잘못 관리하면 어항 속에서 썩어 어항 속 고기들이 전멸할 수도 있는 위험부담이 있습니다. 고기 살 좀 찌워보겠다고 하다가 도로 죽이는 꼴이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실지렁이 급여하는 곳에는 바닥재를 얇게 깔거나 아예 바닥재를 깔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두껍게 까는 것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는 주기적으로 청소할 때 바닥재를 밑바닥까지 완전 뒤집어서 청소해 주는 것이 좋죠.

어쨌든 다른 분은 어떤 식으로 봄을 느끼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어항 속 고기들의 번식 활동을 보면서 봄은 봄이구나 하고 느끼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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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내가 친하게 지내는 같은 아파트 아주머니에게서 물고기 몇 마리를 얻어 왔더군요. 당시는 어항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얻어온대로 종이컵에 있다가 쓰지 않는 물병에다 임시로 옮겼습니다. 얻어온 물고기 이름은 '구피'라고 하더군요.

이때만 하더라도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생각해서 준 생물인데 그대로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음 날 마트에 가서 조그마한 어항을 하나 샀습니다.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물생활이 시작된 겁니다. 물생활이라는 단어도 이때 알았습니다.

물생활 시작

물고기를 기른 적이라고는 어릴 때 지금보다 큰 어항에 금붕어 몇 마리 키워본 게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제가 기른 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어항 관리는 다 하셨지요. 그러니 물고기를 기르는 것에 대한 상식이나 지식은 전무하다고 봐도 되는 상황입니다.


물생활?


작은 어항에 함께 구입한 바닥재와 집사람이 어디서 구한 건지 행운목을 가운데 놓고 구피를 풀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죽어나가더군요. 어제 멀쩡하던 놈이 오늘 죽어 나가기를 몇 번 거치고 나니까 '이것들도 생명인데 너무 무지한 주인을 만나 엄한 죽음을 맞는구나.' 싶은 게 아내에게 그만 두자고도 했습니다.

물생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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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 시작

다산왕 구피 암놈(위)과 암놈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숫놈(아래)


그런데 앞서 아주머니 외에 또 다른 집에서도 물고기를 분양해 주곤 했습니다. 저희 집 물고기 죽었다 하면 번갈아 가면서 보충해 주기를 몇 번. 그것도 처음에는 성어, 그러다가 중간 크기, 마지막에는 치어까지 제공받다 보니 더이상 받기도 미안하고 이제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을 할 때였습니다.

물생활 시작

화이트 세일핀몰리. 바로 어제까지 두 마리였지만, 한 마리 사망. 이유를 모르겠음. -_-;


구피가 제일 많이 죽어나갈 때가 물갈이를 할 때였다는 것을 몇 번의 시행착오로 습득하고는 물갈이하는 법을 찾아보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러자 차츰차츰 죽는 횟수가 줄어들더군요. 그러나 여전히 잊을만 하면 정성들여 키우던 녀석이 한 마리씩 죽는 일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물생활 시작

네온 테트라. 수초 상태가 별로인데 자리 잡는 중이라 몸살 앓는 거라 해서 일단 지켜 보기로 함.


그래서 결국은 다시 마트에서 한자보다 조금 큰 미니 수족관을 장만했습니다. 어종도 구피 일색에서 탈피하여 다변화(?)를 꾀했지요. ^^ 확실히 여과기가 돌아가며 수질 정화를 하니 물고기가 죽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더군요.

물생활 시작

청소물고기로 불리는 브론즈 코리도라스. 또다른 청소물고기로 불리는 골든 알지이터는 사직 찍는 걸 허용하지 않아서...;;;


이때부터 슬슬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좀더 잘 키워보고 싶고, 수족관 내부도 제대로 셋팅을 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저기 인터넷 돌아다니며 관련 정보를 찾기 시작했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일명 물생활이라고 불리는 그 분야의 전문성과 방대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더군요. 어떤 분야든 처음 접하게 되면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동호회 같은 곳에 가보면 용어부터 생소한 단어가 너무 많고 분명 한글로 적혀 있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글들이 넘쳐나더군요.

물생활 시작

이 녀석은 얻어왔는데 찾아보니 삼각 플래티라고 불리는 놈인 듯.


너무 욕심이 앞선 건지 앞뒤 없이 지르고 있는데 오늘이면 새로운 어종 5종과 수족관 장식품과 물생활 도구들이 택배로 올 겁니다. 생물을 택배로 받아보기는 처음인데 별도 포장비가 따로 들더군요.

물생활 시작

파란 줄무늬를 가진 놈이 제브라(다니오). 싸고 생명력도 강함.


아무튼 앞으로 물생활과 관련한 글도 종종 남겨볼까 합니다. 이미 물생활하고 계신 분들의 많은 조언 바라 마지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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