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저 혼자 생활했습니다. 큰아들 재성이가 제일 먼저 감기 걸려서 고생하다가 이제는 거의 다 나았구나 했는데 애들 엄마에게 덜컥 감기가 옮아버리더군요. 그런데 난감한 건 형이 일주일 넘게 감기로 약 먹고, 기침하고 같이 생활하며 자고 했는데도 감기가 옮지 않기에 이제 조금 컸다고 면역력도 제법 생겼구나 하고 기특해하고 있던 차에 엄마가 감기 옮으니 일주일 넘게 선방하던 작은아들 성민이에게 바로 감기가 전염되어버리더군요.

그래서 나름 추론해 본 결과, 엄마 젖 먹으며 면역성분도 엄마 젖을 통해 전달받던 작은아들이, 엄마 젖을 통해 감기바이러스가 함께 넘어오니 면역체계니 자기방어니 뭐 따지고 자시고 할 게 없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엄마가 감기 걸린 순간 이미 게임은 끝났던 거지요. 어떻습니까? 제가 혼자 생각해 본 건데 일리 있지 않나요? ^^

아직 감기가 채 다 낫지 않은 큰아들, 이제 감기 시작한 작은아들과 엄마. 작은아들도 징징, 큰아들도 어리광, 거기다 서방이라는 작자는 자기는 몸도 성하면서 애들 잘 돌봐 주지도 않지 아내가 스트레스가 많았나 봅니다. 그리 하야 지지난 주 금요일 자정 무렵 작은(?) 다툼이 있었네요. 결론은 마눌님 짐 싸서 애들 데리고 몸조리한다고 휭~하니 친정으로 가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서방을 혼자 두고 가냐?
덕분에 지난주에는 저녁으로 돼지국밥을 집 근처 국밥집 간판별로 전전하며 질리도록 실컷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일주일을 독수공방하고 지난주 토요일 부산 내려가서 상봉한 아들 녀석들입니다. ㅠㅠ

P5180014

P5180005

P5180003

P5180001
못 본 사이 '손에 잡히면 다 먹어주마 신공'의 경지는 이제 득도의 경지에 다다른 듯합니다. -_-;

P5180018
물 마시고 싶어요~

P5180029
근래 들어 부쩍 침을 많이 흘리는군요. 아기들은 이게 정상이라고 하기는 하던데 자기 형은 저 당시 침을 거의 흘리지 않고 자랐답니다.

P5180022
두 손 불끈. 거의 형이 독차지하다시피 하던 놀잇감을 획득한 기쁨에 손에 힘이...

P5180026

P5180020
어떻게 하는지 이리저리 만져보느라 정신없는 성민이. 그러나...

P5180025
재성이 형님 등장에 기쁨도 잠시... "안 줄 거야. 안 줄 거야!"

P5180023
"어쭈? 좀 컸다 이거냐? 손 떼, 손 떼!!!"

P5180024
"따쉬기, 까불고 있어."

예전 같으면 재성이를 혼내고 다시 뺏어서 성민이에게 돌려줬겠지만 그게 한쪽만 너무 편애하는 행위라는 걸 자각(?)한 이후로는 그냥 내버려 둡니다. 대신 타이르는 방법을 씁니다. 확실히 혼내는 것보다는 타이르는 방법이 애 정서발달에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다는 것을 요즘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P5180007

P5180008
그래도 형이라고 동생 예쁘다는 애정표현을 하는데 성민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과격한 행동입니다.

얼마 전 재성이가 어린이집에서 미술 시간에 데칼코마니를 배웠나 봅니다. 집에 와서도 스케치북과 그림물감을 꺼내놓고는 작품활동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P5180034
아빠~ 내가 꽃 만들어 줄께~

P5180035
그래도 진지합니다. 물감 하나 고르는데도 신중하더군요. ^^

P5180036
고사리 손으로 통통통~~~

P5180033
재성이의 첫 번째 작품: 나비와 꽃

P5180038
재성이의 두 번째 작품: 꽃

P5180031
재성이 작품 수준을 보고는 용기백배한 아빠의 첫 작품: 꽃밭

P5180032
아빠의 두 번째 작품: 나무

내심 아빠의 고난도(?) 작품에 감탄할 큰아들을 생각하며,

아빠: 재성아, 어때? 이건 꽃밭이고, 이건 나무야. 멋지지? (우쭐우쭐)
아들: 아이고, 아빠. 엉망진창이잖아. 이러면 안 돼.
아빠: ... ㅠㅠ

그런 거니, 아들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큰아들에게 좌절당한 오늘의 두 번째 대화.

아빠: 재성아, 이런 걸 데칼코마니라고 하는 거야. 데칼코마니 해봐.
아들: 데카콤니.
아빠: -_-; 아니 데카콤니가 아니고 데칼코마니. (뒤에서 산업디자인 전공한 자칭 한 미술 한다는 아내가 애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니냐고 핀잔을 줍니다.)
아들: 데카...코옴니.
아빠: 데
아들: 데
아빠: 칼
아들: 칼
아빠: 코
아들: 코
아빠: 마
아들: 마
아빠: 니
아들: 니
아빠: 그렇지. 데칼코마니
아들: 데카콤니.
아빠: ........................ ㅠㅠ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