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정 동굴나라 눈썰매장
자수정 동굴나라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약간 흐린 날씨에 일요일의 나른함을 만끽하려고 하는 저에게 아내의 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집에만 있지 말고 애들 데리고 눈썰매 타러 갔다 오자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일요일 혼자만의 평화로움이 깨지는 순간인 것이지요. ^^; 이런 아내의 제안을 거절하고 집에서 방콕한다는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유부당 멤버들께서는 잘 아시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지요. 이길 자신이 없으면 져주는 게 낫습니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이 얼마나 멋진 결정입니까? ㅡ,.ㅡ;;;

사실 큰아들 재성이는 2주 전에 어린이 집에서 눈썰매장에 다녀왔었습니다. 아내가 눈썰매장에서 돌아오는 재성이를 기다릴 당시, 버스가 도착하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들을 내려서 부모에게 인계해 줄 때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부모에게 인계할 때는 아무 소리가 없었는데 유독 재성이를 아내에게 보내면서 '재성이가 썰매 타는 걸 너무 너무 좋아하더라. 정말 신나게 잘 놀다가 왔다.'는 식으로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그 순간이 바로 아내가 겨울이 다 가기 전에 큰아들을 데리고 꼭 눈썰매장을 한번 더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자수정 동굴나라


출발 당일 언제나 항상, 늘 그렇듯이 사내아이 둘을 챙겨서 집을 나서려면 두 녀석 뒤치다꺼리 하는 것만 해도 정신이 없습니다. 큰아들은 썰매타러 간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마냥 기분이 좋기만 합니다. 작은아들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형이 좋아서 온 집안을 뛰어다니니까 덩달아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녀석이 형을 졸졸졸 따라 다닙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나선 시각이 오후 1시. -_-;
울산시를 벗어나 울주군으로 향했습니다. 자수정 동굴나라에 도착해서 보니 주말이라 그런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더군요. 눈썰매장이 있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막상 가보니 아담하더군요. 놀이기구 몇 개에 눈썰매장, 그리고 자수정 동굴나라. 끝;;;

자수정 동굴나라 입구

자수정 동굴나라 입구


동굴나라는 집에서 너무 늦게 나온 관계로 눈썰매 타기에도 시간이 빠듯한 지라 다음을 기약하며 바로 눈썰매장으로 갔습니다.

눈썰매장 전경
눈썰매장 전경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썰매 타고 내려오는 광경


겨울도 이젠 끝자락이고 이날 기온도 겨울치고는 상당히 따뜻했었기 때문에 눈썰매장이 오픈했을까 하고 갔었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왔더군요. 그나마 작게 온 편이라고 하더군요. 위의 사진에서 왼쪽이 초등학생용이고 오른쪽이 성인용 코스입니다. 그러나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꼬맹이들은 엄마, 아빠의 보호 아래 대부분 성인용 코스를 이용하더군요.

썰매용사 재성이~

썰매용사 큰아들 재성이~


작은아들 성민이는 너무 어려서 아직 눈썰매 타기에는 무리고, 큰아들 재성이도 이제 만 4살이라 눈썰매장의 규칙 혼자서 탈 수 있는 최소 연령인 초등학생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아빠, 엄마와 함께 탔습니다. 그래서 재성이가 썰매의 앞에 타고, 엄마나 아빠가 뒤에 타는데 눈썰매를 타다 보면 눈이 썰매와 발에 부딪혀 튀어 올라 떨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눈썰매 타고 내려와서 재성이를 보니 얼굴이 눈과 얼음으로 범벅이 되어 있더군요. 눈 때문에 눈을 못 뜨는 상태가...;;
재미있기는 재밌더군요. 내려가는 동안은 아무 생각없었습니다. 간만에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웃다가 보면 다 내려와 있습니다. ^^

놀이 시설

놀이 시설

놀이 시설

재성이는 이제 회전목마는 재미없나 봅니다. 저 의자가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혼자 저기 앉아서 놀더군요. 시시해서 말은 안 탄답니다. -_- 그러나 성민이는 아직 회전목마도 버겁기만 합니다. 아빠가 뒤에서 잡아주고 있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


나오다 보니 한 켠에 조그맣게 허브 농원이 있길래 들어가 봤습니다. 들어선 순간 코 끝으로 전해오는 허브 향이 신선하더군요. 주인으로 보이는 듯한 아주머니는 손님들에 둘러싸여 바쁘길래 그냥 한 바퀴 둘러보고만 나왔습니다.

허브 농원

허브 농원 허브 농원

정면 샷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엄마와 아들 갱단 ^^;


비록 늦잠 자고 일어나서 오후가 되서야 출발하는 바람에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아빠와 엄마랑 함께 밖에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 하루였습니다.

이제 기온이 점점더 올라가고 봄이 찾아오면 아내나 아이들이 주말을 그냥 집에서 보내려고 하지 않을 텐데 어지간하면 바깥 나들이 가자고 할 때 토요일을 활용해서 순순히 응해야겠습니다. ^^ 제가 사람 많은 곳이나 밖으로 나가는 걸 싫어라 하는 성격이라 잘 안 나가려고 하지만, 막상 나가면 기분 전환도 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기, 따뜻한 햇볕 쐬게 해주는 게 좋은 일인 것 같아 차츰 고쳐갈까 생각 중입니다. 하루 종일 작은아들 돌보느라 두통까지 생긴 아내에게도 친환경적인 처방이 되겠지요.

우리집 똥강아지들

우리집 강아지들


눈썰매 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날 저녁부터 허리가 우리합니다. 경상도 사투리라 우리하다라는 의미를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겨우내 움츠렸던 몸 생각은 안 하고 무리했나 봅니다. ㅠㅠ

안전요원이 확성기로 외치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누워서 타지 마세요. 허리 다칩니다."
그래도 뒤로 최대한 누워서 타는 게 더 재미있던 걸요.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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