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구글 유튜브와 관련된 기사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4월 1일부터 적용하는 본인 확인제[각주:1]를 구글이 거부함으로써 위치 설정을 한국으로 하면 동영상 올리기나 댓글 달기 등이 제한되는 것과 관련한 소식이었습니다.

제가 4월 8일 발행한 구글, 대한민국 정부와 현재 대치 중?이라는 글에서 이제 공은 대한민국 정부로 넘어왔다고 했습니다. 현 정부의 대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했었습니다.

역시나 현 정부는 그동안 해왔던 행실에 비추어서 부끄럽지 않게 기대에 부응하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어제(4월 16일) 익명을 요구한 방통위 관계자라는 사람이 한 말을 보면,

(지난 9일 구글의 결정으로) 방통위가 발칵 뒤집혔다. 구글을 그대로 둘 수 없으니 징계할 거리를 찾으라는 (윗선의) 지시에 따라 관련팀이 불법성 여부를 연구 중... (후략)

이게 지금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윗선이라는 작자들 지성의 현주소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심히 부끄럽습니다. 정말 대단한 뒤끝이 있는 정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으니 앙갚음을 해주기는 해줘야겠는데 합법적[각주:2]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는 성에 차지를 않으니 아예 감정적으로 보복하겠다고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방통위의 최 시중 위원장은 구글의 실명제 적용 거부 방침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소위 윗선으로부터 깨지고 난 뒤 "
너무 상업적인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구글 쪽 태도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며 이전과는 180도 돌변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정말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는 쪽이 누군가요?


하긴 그동안 MB 정권이 해온 보복행위를 보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대운하 양심선언을 한 연구원의 경우가 그랬고, 미네르바 사건이 그랬고, 광우병과 관련하여 결혼을 코앞에 둔 신부의 꿈을 산산조각내버린 MBC PD 수첩의 PD 사건이 그랬으며, 듣기 싫은 소리만 골라서 클로징 멘트로 날린다고 미운털이 박혀버린 신 경민 앵커의 경우가 또한 그랬습니다.
이만 하면 밴댕이 소갈딱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나라를 이끌어 가는 사람의 그릇은 아닙니다. 또한, 대한민국 이름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국민이 지도자를 부끄러워하고, 지도자가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다면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는 필시 아니겠지요.

그리고 기가 찬 주변소식이 또 하나 있군요.
노컷뉴스가 보도한 소식에 따르면 보수단체의 하나인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각주:3] 중앙사업단 산하 유통사업단 단장[각주:4]이라고 자칭한 간부가 국내기업도 아니고 외국기업에다 전화해서 판권 내놓으라고 협박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애플社에 전화를 걸어 "국내 판권을 주지 않으면 실력행사를 하겠다."라고 했다는군요.
이에 당황한 애플은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미 대사관 측에서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대책을 세워달라고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모양입니다. 정말 동네 생 양아치도 아니고 이게 뭡니까?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짓을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저질렀습니다. 외국기업에도 이러니 국내기업에는 오죽할까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소문이 안 날 뿐이겠지요.

(사진출처: 연합뉴스)


일이 불거지자
그 간부라는 사람은 현재 연락 두절 상태이며, 특수임무수행자회 측에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 단체가 이런 양아치 짓을 하고 다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닌텐도에 가서도 행패 부리다가 언론에 포착된 전과가 있으며,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면 이 단체가 저질러온 악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소위 법치국가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공공연하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도대체 저들은 어떤 빽을 등에 업고 있기에 저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들 역시 대한민국을 세계만방에 알리는데 일조하는 중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세상바로보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1. 인터넷 실명제라고 알고 있는 법의 정확한 명칭은 본인 확인제라고 합니다. [본문으로]
  2. 물론 어떻게든 법적 근거를 들이대서 합법을 가장하겠지요. [본문으로]
  3. 'HID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 유족동지회'와는 다른 단체라고 합니다. 오해가 없도록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4. 양아치 짓이나 하고 다니면서 단체 이름은 X럽게 깁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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