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발행되는 컴퓨터 잡지인 PC Authority에서 세계에서 가장 IT 산업환경이 잘 구축된 근거지 10곳을 선정했더군요. 혹시나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는가 싶어서 대충 쓰윽 훑어보니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더군요. 비록 덩치는 작지만 그래도 IT 강국으로 알려지고, 종종 우리나라의 IT 인프라 환경을 부러워하는 글들이 외국 사이트에 올라오곤 하는데 어떤 나라의 어떤 도시들이 선정되었는가 궁금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곳도 있지만, 그곳이 왜 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지 제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지명도 보입니다. 설명을 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1. 실리콘 벨리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곳입니다. 오늘날의 IT 발전을 이끌어 낸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50년간 IT 산업개발의 중심지였었죠. 우리에게 익숙한 HP, Sun, Oracle, Apple, Cisco, Google, Yahoo, Intel, McAfee, Symantec, AMD, eBay 등의 본사가 위치해 있습니다.


  2. 대만  


대만은 세계 랩탑의 약 80%를 생산하며, 기타 컴퓨터 부품 생산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ASUS, Acer, 그리고 유명한 반도체 회사 TSMC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대만처럼 IT 산업에 국가 경제가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곳은 없습니다. 더 나아가 현재 침체되어 있는 대만 DRAM 칩 사업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고 합니다.


  3. 뱅갈로르  


인도의 실리콘 벨리로 불리는 곳입니다. 인도 IT 직종의 1/3 이상이 모여 있기 때문에 수백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내고 있으며, 인도 전체 software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IT 산업이 집중되어 있어서 인도 정부의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세수 확보를 가능케 하는 곳입니다. 또한, 인도의 IT 전문인력은 앞서 미국의 실리콘 벨리에서 활동 중인 2,000여 벤처기업 가운데 인도출신 최고경영자가 40%에 이를 정도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4. 일본  


배가 좀 아프기는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로봇 기술, 녹색 과학 기술(Green technology),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가전제품 분야의 선두입니다. 그리고 게임용 콘솔과 스마트폰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 분야와 관련된 대부분의 기계, 전기전자 장치들을 수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제조업체들은 서양이 자신들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양의 여러 국가가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5. 샌 프란시스코  


미국 내에서 가장 네트워크 형성이 잘 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Salesforce.com, Craigslist, Twitter 등의 본사가 위치해 있으며 중소 규모의 서비스업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Web 2.0의 시대를 화려하게 꽃 피운 곳 중의 한 곳입니다. 인터넷을 근간으로 하는 사업은 큰 실험실이나 사무 공간, 공장 부지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차고에서 시작한 신생업체들이 과학 기술 분야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샌 프란시스크에서 커 나가며 작은 사무실이나 아파트로 성장할 수 있는 곳입니다.


  6. 中關村  


쉽게 말씀드려서 한국으로 치면 용산과 비슷한 곳이지만, 도시가 가진 위상은 전혀 다른 곳입니다. 가전과 컴퓨터 관련 물품이 집결되어 있습니다. 중국 IT 산업의 허브이자, 레노버(Levono)와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바이두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마이크로소프트 본부도 이곳에 있습니다.Chen Chunxian(春先, 1934 ~ 2004. 8. 11)가 미국 실리콘 벨리를 방문하고 감명을 받아 자국에도 실리콘 벨리와 같은 중국의 IT 중심지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물입니다.
현재는 여전히 미국의 시대입니다만, 만일 미국의 시대에서 중국의 시대로 넘어가는 일이 생긴다면 상징적인 의미로 내세울 수 있을 만큼 중국에서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7. 핀란드  


리눅스의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
Linus Benedict Torvalds)의 고향인 동시에 노키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F-Secure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나라입니다. 핀란드는 자국의 인구나 국토 면적에 대비했을 때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 IT 혁명의 발생지임을 증명해 온 곳입니다. 유럽(북유럽)에서도 컴퓨터광들이 많기로 유명한 나라라고 하네요.


  8. Fort Meade, 메릴랜드  


메릴랜드의 Fort Meade가 세계 10대 IT 거점에 이름을 올린 것은 미국 국가 안보국(NSA, US National Security Agency)이 이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미 국방력의 컴퓨터와 정보 분야에서 오른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NSA는 현재 CIA의 4배에 가까운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9. 루마니아  


방대하고 복잡한 프로그래밍 작업에 능통한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춘 프로그래머가 많은 나라라고 합니다. 루마니아는 말웨어와 같은 악성코드 제작자나 온라인 범죄자들에 대항하는 프로그래밍 기술로 명성을 쌓아 온 곳입니다. 루마니아의 개발자들은 보안 소프트웨어의 자기 학습과 약점 감지 분야에서 선두 위치에 있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안티바이러스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제일 먼저 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루마니아의 기업을 인수한 일이라고 합니다.


  10. 보스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3Com, 퀄컴의 설립자를 포함하여 IT 인재들을 위한 IT 마인드가 깊고도 넓게 효율적으로 잘 깔려 있고, 하버드 대학과 MIT를 두 개의 정점으로 한 IT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이상 세계 10대 IT 거점 지역의 목록입니다.
선정 기준이나 방식에 따라서 결과가 약간씩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여기에 포함된  지역 중에서 IT 거점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IT 기반이 빈약한 곳이 포함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IT 강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으로 안주하지 말고, 누가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더 분발하여 더욱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