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 방문하시는 분 중에는 이미 결혼하셔서 육아에 전념하고 계신 분도 많으실 거로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사내아이들만 있는 집도 계시겠죠?
저희 집도 아들만 둘입니다. 큰아들 재성이가 6살, 작은아들 성민이가 3살입니다.
그 동안은 큰아들 녀석만 정신없게 만들었지만, 아시다시피 3살이면 뛰어다니고 사고칠 건 다 치고 다닙니다. 아쉬울 때는 아직 엄마, 아빠를 찾습니다만, 평소에는 자기 형을 "형아, 형아"하면서 졸졸졸 따라 다닙니다.

세살 터울이다 보니 대견하게도 큰아들 녀석이 이젠 자기 동생 챙길 줄도 알고, 간혹 수 틀리면 쥐어박고 울리기도 하지만 함께 잘 놉니다. 다시 말해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제 사고를 쳐도 같이 하다 보니 뒷처리하기도 2배 이상의 힘이 듭니다.
예전보다 아내의 목소리 옥타브가 올라가는 일도 잦고요.

어제 아침입니다. 아내의 비명소리를 듣게 된 것이...


엄마가 미워서가 아니고,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요.


무슨 일인가 싶어 가봤더니 아내가 머리카락이 한 웅큼 묻어 있는 베개와 종이를 들고 급하게 나옵니다.
큰아들을 보니 엄마한테 혼이 났는지 뚱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손을 보니 가위가 하나 들려져 있습니다.

순간 직감이 옵니다.
'아하, 이놈 오늘 큰 사고 쳤구나.'

개구장이 큰아들 재성이. 어린이집에서 소풍가서 캐온 고구마를 들고~

작은아들은 이제 눈치도 빠릅니다. 이럴 때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득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잠시 뒤 엄마가 머리를 산발을 하고 잔뜩 화난 얼굴로 들어 옵니다.
그러고는 아들에게 묻습니다.
"너 엄마 머리를 왜 잘랐어?"

그렇습니다. 큰아들 녀석 아침 일찍 일어나더니 아침부터 건수를 찾아 돌아다니다 발견한 것이 바로 자는 엄마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그냥 무턱대로 자른 게 아니고 스케치북 한 장 찢어와서 엄마 머리 맡에 깔고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엄마 머리 손질을 해준 것이지요.

엄마는 처음에 서걱서걱하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머리카락이 먼저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그 옆에 재성이가 가위를 들고 웃고 있길래 잠결에, 이 녀석이 가위로 자기 머리를 잘랐나 보다, 하고 꾸짖으려고 일어났는데 자신의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진 것이지요.

제가 알기로 처형이 하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성이 하는 말이 걸작입니다.

"엄마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고,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예요."

자식이 엄마를 사랑해서 그랬다는 데 엄마가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

제가 보니 머리에 땜빵이 생긴 것도 아니고, 보기 싫을 정도로 쥐 파먹은 것도 아니더군요.
그 말 듣고 아이에게 뭐라 한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엄마가 재성이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서는 한 동안 안 나오더군요.

이제 어린이집 다니는 두 아들을 둔 초보엄마, 초보아빠입니다만, 자식을 키운다는 게 자식 때문에 울고, 자식 때문에 웃는 일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행복은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테고요.

"형아, 엄마한테 혼 났어?"     "짜식, 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잖아."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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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글 남깁니다. ^^;

제목을 보시고 짐작하셨겠지만 저희 집 두 아들은 큰 놈이나 작은 놈이나 밥을 너무 안 먹으려고 합니다. 아내의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휴일 하루 종일 옆에서 지켜 보아도 이 녀석들 각자 하루 종일 밥 먹는 양이라고 해보아야 기껏 10 숟가락 전후더군요. 밥 한번 먹일 때마다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큰아들은 이제 말을 알아 들으니 벌 세운다는 엄포를 놓아서라도 억지로 밥을 먹기는 합니다만, 작은아들은 방법이 없네요. 밥 숟가락만 눈에 보이면 고개를 휙 돌리고는 저만치 도망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겨우 몸만 지탱하는 수준이고 여느 아이들처럼 알맞게 살이 올라서 통통한 느낌이 없습니다. 아내 표현을 빌리자면 두 녀석이 다 비쩍 곯아서 죽 한 그릇 못 얻어먹은 상이라고 합니다.
이웃이나 지인의 아이들, 가까이는 아들과 또래인 조카의 영양상태나 밥 먹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영양 공급이 좋으니 발육 상태도 개월수가 더 적은 조카가 큰아들 녀석보다 키를 제외하고는 더 좋아 보입니다.


작정하고 굶겨 볼까요?



아내는 이런 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들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보아도 또래들 중에 제일 약해 보입니다. 더더구나 작은 놈은 어린이집 식사시간이 되어서 밥 들어오는 걸 보더니 아예 목 놓아 울더랍니다. 밥 먹기 싫다고 말이지요. -_-;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아내가 그런 얘기를 꺼낼 때마다 "너무 신경쓰지 마라. 저러다가도 먹을 때 되면 다 먹고, 클 때 되면 다 큰다."는 식으로 넘어가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고 애들 밥 먹는 게 나아지지도 않고, 다른 또래 아이와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더군요. 그러니 저 역시도 슬슬 걱정이 되더군요.
몸이 약하다는 것이 감기는 늘 달고 살다시피 하고, 한번씩 유행하는 질병, 예를 들면 장염같은 건 그냥 지나가는 법 없이 꼭 걸리고 넘어간답니다. 며칠 전에 작은 놈 장염와서 별로 먹지도 않은 음식을 밤새 울며 다 토해 내고 몸이 안 좋은지 잠도 자지 않고 징징거리더군요. 누가 형제 아니라고 할까 싶어 자기 형이 한 그대로 따라 가는군요. ㅠㅠ

아내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알아낸 한의원에서 밥 잘 먹게 만들어 준다는 약도 지어 먹여 봤고[각주:1], 인터넷으로 애들이 잘 먹는다는 메뉴 요리법을 찾아서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아무튼 신랑을 대상으로는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지극정성을 들이더군요. 그러나 아무리 정성을 다하면 뭐 합니까? 엄마가 만든 음식을 첫눈에 딱 보고 마음에 들면 그나마 한 입 시식, 눈에 차지 않으면 먹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좌절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 이노무 쉐이들이 너무 한다는 생각도 들고, 마누라가 불쌍해집니다.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우스개 소리로 아내에게 몇 번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배가 불러서 그러니 배가 고파 밥 달라고 매달릴 때까지 쫄쫄 한번 굶겨 볼까요? 이노무 따식들 성질 같아서는 벌써 그렇게 했겠는데... 아... 자식이 뭔지...;;;

이노무 쉐이들아, 밥 좀 잘 무그라!!!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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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약 먹일 때 만큼은 효과가 있더군요. 하지만, 약 다 먹고 나니 예전 상태로 다시 회귀하더이다. [본문으로]
자수정 동굴나라 눈썰매장
자수정 동굴나라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약간 흐린 날씨에 일요일의 나른함을 만끽하려고 하는 저에게 아내의 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집에만 있지 말고 애들 데리고 눈썰매 타러 갔다 오자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일요일 혼자만의 평화로움이 깨지는 순간인 것이지요. ^^; 이런 아내의 제안을 거절하고 집에서 방콕한다는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유부당 멤버들께서는 잘 아시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지요. 이길 자신이 없으면 져주는 게 낫습니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이 얼마나 멋진 결정입니까? ㅡ,.ㅡ;;;

사실 큰아들 재성이는 2주 전에 어린이 집에서 눈썰매장에 다녀왔었습니다. 아내가 눈썰매장에서 돌아오는 재성이를 기다릴 당시, 버스가 도착하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들을 내려서 부모에게 인계해 줄 때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부모에게 인계할 때는 아무 소리가 없었는데 유독 재성이를 아내에게 보내면서 '재성이가 썰매 타는 걸 너무 너무 좋아하더라. 정말 신나게 잘 놀다가 왔다.'는 식으로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그 순간이 바로 아내가 겨울이 다 가기 전에 큰아들을 데리고 꼭 눈썰매장을 한번 더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자수정 동굴나라


출발 당일 언제나 항상, 늘 그렇듯이 사내아이 둘을 챙겨서 집을 나서려면 두 녀석 뒤치다꺼리 하는 것만 해도 정신이 없습니다. 큰아들은 썰매타러 간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마냥 기분이 좋기만 합니다. 작은아들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형이 좋아서 온 집안을 뛰어다니니까 덩달아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녀석이 형을 졸졸졸 따라 다닙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나선 시각이 오후 1시. -_-;
울산시를 벗어나 울주군으로 향했습니다. 자수정 동굴나라에 도착해서 보니 주말이라 그런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더군요. 눈썰매장이 있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막상 가보니 아담하더군요. 놀이기구 몇 개에 눈썰매장, 그리고 자수정 동굴나라. 끝;;;

자수정 동굴나라 입구

자수정 동굴나라 입구


동굴나라는 집에서 너무 늦게 나온 관계로 눈썰매 타기에도 시간이 빠듯한 지라 다음을 기약하며 바로 눈썰매장으로 갔습니다.

눈썰매장 전경
눈썰매장 전경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썰매 타고 내려오는 광경


겨울도 이젠 끝자락이고 이날 기온도 겨울치고는 상당히 따뜻했었기 때문에 눈썰매장이 오픈했을까 하고 갔었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왔더군요. 그나마 작게 온 편이라고 하더군요. 위의 사진에서 왼쪽이 초등학생용이고 오른쪽이 성인용 코스입니다. 그러나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꼬맹이들은 엄마, 아빠의 보호 아래 대부분 성인용 코스를 이용하더군요.

썰매용사 재성이~

썰매용사 큰아들 재성이~


작은아들 성민이는 너무 어려서 아직 눈썰매 타기에는 무리고, 큰아들 재성이도 이제 만 4살이라 눈썰매장의 규칙 혼자서 탈 수 있는 최소 연령인 초등학생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아빠, 엄마와 함께 탔습니다. 그래서 재성이가 썰매의 앞에 타고, 엄마나 아빠가 뒤에 타는데 눈썰매를 타다 보면 눈이 썰매와 발에 부딪혀 튀어 올라 떨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눈썰매 타고 내려와서 재성이를 보니 얼굴이 눈과 얼음으로 범벅이 되어 있더군요. 눈 때문에 눈을 못 뜨는 상태가...;;
재미있기는 재밌더군요. 내려가는 동안은 아무 생각없었습니다. 간만에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웃다가 보면 다 내려와 있습니다. ^^

놀이 시설

놀이 시설

놀이 시설

재성이는 이제 회전목마는 재미없나 봅니다. 저 의자가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혼자 저기 앉아서 놀더군요. 시시해서 말은 안 탄답니다. -_- 그러나 성민이는 아직 회전목마도 버겁기만 합니다. 아빠가 뒤에서 잡아주고 있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


나오다 보니 한 켠에 조그맣게 허브 농원이 있길래 들어가 봤습니다. 들어선 순간 코 끝으로 전해오는 허브 향이 신선하더군요. 주인으로 보이는 듯한 아주머니는 손님들에 둘러싸여 바쁘길래 그냥 한 바퀴 둘러보고만 나왔습니다.

허브 농원

허브 농원 허브 농원

정면 샷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엄마와 아들 갱단 ^^;


비록 늦잠 자고 일어나서 오후가 되서야 출발하는 바람에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아빠와 엄마랑 함께 밖에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 하루였습니다.

이제 기온이 점점더 올라가고 봄이 찾아오면 아내나 아이들이 주말을 그냥 집에서 보내려고 하지 않을 텐데 어지간하면 바깥 나들이 가자고 할 때 토요일을 활용해서 순순히 응해야겠습니다. ^^ 제가 사람 많은 곳이나 밖으로 나가는 걸 싫어라 하는 성격이라 잘 안 나가려고 하지만, 막상 나가면 기분 전환도 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기, 따뜻한 햇볕 쐬게 해주는 게 좋은 일인 것 같아 차츰 고쳐갈까 생각 중입니다. 하루 종일 작은아들 돌보느라 두통까지 생긴 아내에게도 친환경적인 처방이 되겠지요.

우리집 똥강아지들

우리집 강아지들


눈썰매 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날 저녁부터 허리가 우리합니다. 경상도 사투리라 우리하다라는 의미를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겨우내 움츠렸던 몸 생각은 안 하고 무리했나 봅니다. ㅠㅠ

안전요원이 확성기로 외치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누워서 타지 마세요. 허리 다칩니다."
그래도 뒤로 최대한 누워서 타는 게 더 재미있던 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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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7개월된 큰아들과 이제 막 돌 지난 작은아들을 둔 가정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아들만 둘을 둔 가정입니다. 아들만 둘을 키우려면 정말 힘들다[각주:1]고 주위에서 말은 합니다만, 아직 저희 둘째가 사고 치고,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할 시기는 아니기 때문에 주로 저희 부부를 정신없게 만드는 녀석은 큰아들입니다.

말썽꾸러기 큰아들 재성이

말썽꾸러기 큰아들 재성이



제 처형도 아들만 둘입니다. 큰애는 이제 중학교 1학년이고, 작은애는 초등학생입니다. 처형은 현재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지면 처형에게 신세를 집니다. 하지만, 아내는 백년 외상고객입니다. 자매지간이라고는 하지만 여자들 머리 한번 하려면 꽤 비용이 들어가지 않나요? 게다가 나올 때는 무슨 샴푸, 무슨 린스, 무슨 왁스 등 해서 한보따리 챙겨나올 때도 있습니다.[각주:2] '뭔 공짜 손님에게 이렇게 많이 주느냐?'고 하면 처형은 마음 속으로 장부 정리하고 있다는 농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장부 채무자가 아내가 아닌 저라고 하더군요. ㅎㅎ 그럼 연말에 일괄 계산하자고 했지만, 결혼하고 지금까지 계산해 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항상 신세만 지고 있을 뿐이지요. ^^;

저희 부부가 둘째 아들을 낳고, 조금 시간이 지났을 때입니다. 하루는 처형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며 아내가 처형에게 묻더군요. 사내아이 둘 키우는 문제에 관한 거였습니다. 평소에 저도 좀 궁금하던 차에 뒤에 앉아서 듣고 있었습니다.

아내: 남자 애 둘 키우기 힘들어? 언니?
처형: 어떤 대답을 원하는 거야?
아내: 있는 그대로 얘기해 주면 되지 뭐.
처형: 지옥이 따로 없었어!
아내: ...

뒤에서 듣고 있었지만 순간 움찔하더군요. 거짓말 안 하고 뒤이어 대화가 이어지기까지 약간의 적막이 흐르더군요. ㅋㅋ '아... 고생문이 열린 게 맞기는 맞구나.' 처형이 어지간해서는 엄살 떨고 하는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무심코 흘려 듣기에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거죠. 사실 결혼하고부터 처형네 애들을 지켜 봐 왔지만 좀 까불기는 합니다. 이제는 중학교 1학년에 초등학교 고학년이라 예전같지는 않지만, 신혼 시기에 처형네 애들을 보면 정말 정신없었습니다.[각주:3] ^^

말썽꾸러기 큰아들 재성이

거의 항상 땀에 흠뻑 젖어있는 일이 잦은 재성이.


'지옥이 따로 없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밑그림이 저절로 그려지는 겁니다. 그리고 느닷없이 비쩍 마른 마눌님이 불쌍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더군요. 저는 육아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처럼 말이지요. 아직까지는 둘째가 어리기 때문에 '지옥'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큰아들 어린이집 갔다 오고, 작은아들 보채고 할 때는 힘든가 보더군요. 그러다 보니 전에 없이 아내 목소리의 옥타브가 올라가는 일도 잦아지더군요. 그런 일이 있던 밤이면 아내는 저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화를 안 내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을 하는데도 잘 안 된다.'면서요. 그래서 그런지 얼마 전부터는 인터넷으로 육아 관련 책을 사서 읽고 있더군요. 그 책을 읽고부터는 저에게 충고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저럴 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 건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으면 책에서 봤답니다. ^^



저희 큰아들은 주위 사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전자기기나 제품에 특히나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떨 때는 그 정도가 좀 심한 것 같아 제가 느끼기에는 집착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노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CD, CD 플레이어와 씨름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 제대로 된 CD가 남아나지를 않더군요. 어린이집이나 방문교육에서 받은 CD, 그리고 제가 모아둔 음악 CD까지 온통 상처 투성이에 흠집 투성이 상태로 수시로 온 방안에 퍼져 있답니다. 출근할 때 '아빠, 퇴근하고 와서 CD 구워주세요.'하고 인사했다가 퇴근하고 문 열고 들어서면 '아빠, 같이 CD 구워요.'가 요즘 인사랍니다. -_- 저녁 먹고 CD 구워줄 때까지 제 옆에서 떠나지를 않고 CD 구워달라고 조잘거립니다.

CD에 국한된 건 아니고 카세트 테이프도 거의 모두 못 쓰게 만들었더군요. 이런 식으로 고장내거나 망가뜨린 전자제품만 해도 꽤 됩니다. 처음에는 혼을 내보기도 했지만, 이건 혼을 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지켜보기만 합니다.

처갓집에는 제법 오래된 INKEL 사의 오디오 시스템이 있습니다. CD부터 레코드, 테이프까지 그야말로 아들 눈에는 올인원이지요. 처갓집에서 자고 오는 날, 그동안 내내 거기에 붙어 있더니 집에 돌아와서 일주일을 그런 오디오 시스템 사달라고 떼를 쓰더군요. 집에 있는 CD 플레이어는 이제 눈에도 안 들어온다는 거지요. 그래서 '아빠 돈 없다.' 했더니 10원, 50원 짜리 넣어둔 저금통 들고와서는 '이제 사 주세요.' 하는 겁니다.

또 한번은 바로 며칠 전 한국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 7차전 하던 날입니다.
아내가 처형 미용실에서 머리 하는 동안 큰아들이 너무 지겨워하는 것 같아서 동서편으로 이모집으로 가 있으라 했었습니다. 손위 동서가 피곤하여 잠시 선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큰아들이 이모부에게 와서는 '이모부, CD 플레이어 가져가도 되요?'라고 하더랍니다. 동서는 잠결에 무심코 '응.'이라고 했고요.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에 깼더니, 아 글쎄 이 녀석이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된 선이란 선은 몽땅 뽑아서 방바닥에 다 내팽겨쳐 두고, 오디오 시스템 본체 한 부분을 낑낑대며 끌어안고 있더랍니다. 이제 47개월된 녀석이 말입니다. 동서 왈, 기가 차더랍니다. 왜 안 그랬겠습니까? 저 같아도 그렇겠습니다. 그러면서 '무서운 놈'이라고 하더군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희 집 장남이자 장손이랍니다.



이런 상황이라서 그런 건지 새로운 전자제품이나 기기를 집에 들여 놓았을 때 저희 부부는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자제품의 작동원리나 그 작동방법의 이해에는 남에게 뒤쳐지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어쩔 때는 저보다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더 빨리 깨우치는 것 같더군요. 이렇게 표현하면 마눌님에게서 또 경고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만, 저희 아내에게는 말로 설명해주고 작동법을 직접 시연해 보여도 잘 이해 못 할 때가 있는데, 큰아들에게는 어떠한 설명도 해 준 적이 없고 심지어 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기능들을 이 녀석이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러면서 마치 오래된 장난감 마냥 가지고 놉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는 또 나름 '이 녀석이 정말 이런 쪽으로 관심이 있고, 재능이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47개월 큰아들 재성이에게 한번 물어 봤습니다.

아빠: 아들,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재성: 나는 커서 엄마가 될 거예요.
아빠: 엄마가 어떻게 된다는 거야?
재성: 엄마가 좋으니까 나도 엄마가 될 거예요.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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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들만 셋 이상 키우는 집도 있을 텐데 송구합니다. ^^; [본문으로]
  2. 가끔은 정말 칼만 안 들었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니인 게 죄라면 죄겠지요. [본문으로]
  3. 한번은 어른 말도 듣지 않고 너무 말을 안 듣길래 이건 아니다 싶어 이모부로서 혼을 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본문으로]
지난 한 주는 저 혼자 생활했습니다. 큰아들 재성이가 제일 먼저 감기 걸려서 고생하다가 이제는 거의 다 나았구나 했는데 애들 엄마에게 덜컥 감기가 옮아버리더군요. 그런데 난감한 건 형이 일주일 넘게 감기로 약 먹고, 기침하고 같이 생활하며 자고 했는데도 감기가 옮지 않기에 이제 조금 컸다고 면역력도 제법 생겼구나 하고 기특해하고 있던 차에 엄마가 감기 옮으니 일주일 넘게 선방하던 작은아들 성민이에게 바로 감기가 전염되어버리더군요.

그래서 나름 추론해 본 결과, 엄마 젖 먹으며 면역성분도 엄마 젖을 통해 전달받던 작은아들이, 엄마 젖을 통해 감기바이러스가 함께 넘어오니 면역체계니 자기방어니 뭐 따지고 자시고 할 게 없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엄마가 감기 걸린 순간 이미 게임은 끝났던 거지요. 어떻습니까? 제가 혼자 생각해 본 건데 일리 있지 않나요? ^^

아직 감기가 채 다 낫지 않은 큰아들, 이제 감기 시작한 작은아들과 엄마. 작은아들도 징징, 큰아들도 어리광, 거기다 서방이라는 작자는 자기는 몸도 성하면서 애들 잘 돌봐 주지도 않지 아내가 스트레스가 많았나 봅니다. 그리 하야 지지난 주 금요일 자정 무렵 작은(?) 다툼이 있었네요. 결론은 마눌님 짐 싸서 애들 데리고 몸조리한다고 휭~하니 친정으로 가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서방을 혼자 두고 가냐?
덕분에 지난주에는 저녁으로 돼지국밥을 집 근처 국밥집 간판별로 전전하며 질리도록 실컷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일주일을 독수공방하고 지난주 토요일 부산 내려가서 상봉한 아들 녀석들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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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본 사이 '손에 잡히면 다 먹어주마 신공'의 경지는 이제 득도의 경지에 다다른 듯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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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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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부쩍 침을 많이 흘리는군요. 아기들은 이게 정상이라고 하기는 하던데 자기 형은 저 당시 침을 거의 흘리지 않고 자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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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불끈. 거의 형이 독차지하다시피 하던 놀잇감을 획득한 기쁨에 손에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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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는지 이리저리 만져보느라 정신없는 성민이.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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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이 형님 등장에 기쁨도 잠시... "안 줄 거야. 안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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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쭈? 좀 컸다 이거냐? 손 떼, 손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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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쉬기, 까불고 있어."

예전 같으면 재성이를 혼내고 다시 뺏어서 성민이에게 돌려줬겠지만 그게 한쪽만 너무 편애하는 행위라는 걸 자각(?)한 이후로는 그냥 내버려 둡니다. 대신 타이르는 방법을 씁니다. 확실히 혼내는 것보다는 타이르는 방법이 애 정서발달에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다는 것을 요즘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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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형이라고 동생 예쁘다는 애정표현을 하는데 성민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과격한 행동입니다.

얼마 전 재성이가 어린이집에서 미술 시간에 데칼코마니를 배웠나 봅니다. 집에 와서도 스케치북과 그림물감을 꺼내놓고는 작품활동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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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내가 꽃 만들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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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진지합니다. 물감 하나 고르는데도 신중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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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손으로 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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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이의 첫 번째 작품: 나비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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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이의 두 번째 작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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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이 작품 수준을 보고는 용기백배한 아빠의 첫 작품: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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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두 번째 작품: 나무

내심 아빠의 고난도(?) 작품에 감탄할 큰아들을 생각하며,

아빠: 재성아, 어때? 이건 꽃밭이고, 이건 나무야. 멋지지? (우쭐우쭐)
아들: 아이고, 아빠. 엉망진창이잖아. 이러면 안 돼.
아빠: ... ㅠㅠ

그런 거니, 아들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큰아들에게 좌절당한 오늘의 두 번째 대화.

아빠: 재성아, 이런 걸 데칼코마니라고 하는 거야. 데칼코마니 해봐.
아들: 데카콤니.
아빠: -_-; 아니 데카콤니가 아니고 데칼코마니. (뒤에서 산업디자인 전공한 자칭 한 미술 한다는 아내가 애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니냐고 핀잔을 줍니다.)
아들: 데카...코옴니.
아빠: 데
아들: 데
아빠: 칼
아들: 칼
아빠: 코
아들: 코
아빠: 마
아들: 마
아빠: 니
아들: 니
아빠: 그렇지. 데칼코마니
아들: 데카콤니.
아빠: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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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버이날 부모님께 안부전화라도 한통씩 드렸는지요? 저는 어제 집으로, 처가로 어른들께 전화를 한통씩 드리기는 했는데 아버지 지병이 다시 또 안 좋아져 조금 걱정입니다. 반평생이 넘는 시간을 지병으로 고생하시는 걸 지켜보면서도 딱히 도움을 드릴 수 없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2주마다 한번 꼴로 찾아뵙기는 하지만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평상시는 무심코 지나치다가 무슨 일이 있거나 해야 안부 정도 여쭙는 정도이니 부끄럽습니다. 한해 한해 기력이 예전과 같지 못 하시다는 걸 느낍니다. 자식의 도리는 하고 싶은데 여의치 않으니 걱정입니다.

어제 퇴근하고 집으로 오니 큰아들이 현관까지 뛰어오며 반갑게 맞아 주더군요. 그러더니 제 손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아내는 그걸 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고,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꽃병 같은 것을 하나 내밉니다.

글자 적는 것은 선생님이 도와주신 것 같습니다.


어버이날이라고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랑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큰아들을 작년 하반기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대략 30개월이 막 지난 후였을 겁니다. 이것 때문에 아내와 좀 다투기도 했었네요. 저로서는 이제 30개월 지난 애를 너무 빨리 엄마와 떼 놓는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무리 요즘 조기교육 열풍이 불고 어린이집에서 또래들과 일찍 어울리게 해 사회성을 키워주는 게 좋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빨 닦는 걸 제일 싫어하는 재성이.


또래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ㄱ, ㄴ, a, b, 1, 2 같은 것을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배우면 어떻습니까? 저는 그런 것들보다 그 나이에는 엄마, 아빠와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 아빠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자식 교육을 앞으로도 머리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법을 우선해서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래서 1년만 늦게 어린이집에 보내자고 아내를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커다란 장애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작은아들의 출산이 임박했었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주장은 갓난 둘째를 키우며 몸조리도 해야 하는데 혼자서 큰아들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는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눌러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결국은 아내의 뜻에 따르기로 해서 그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처음 어린이집 가는 날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그랬던 녀석이 비록 선생님과 함께 만든 거지만 어느덧 어버이날이라고 카네이션을 직접 만들어 아빠 눈앞에 자랑스럽게 내밀고 있습니다. 단연코 지금껏 받아본 세상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값지고 뭉클한 감동이 전해져 오더군요.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일입니다. 그 고사리 손으로 이런 걸 만들어 오리라고는 말이지요.
"아, 이래서 자식이구나. 이런 감동도 있을 수 있구나." 저절로 느껴지더군요.

아빠랍니다. 엄마보다는 사람처럼 그렸다는 데 만족합니다. ㅋㅋ

엄마라는군요. 왠지 사신의 포스가...;


선물을 한 당사자는 전달하자마자 장난감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 선물을 받아 든 아빠는 한동안 그걸 들고 지그시 아들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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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는 아직 기지를 못합니다. 아니 기지를 못하는 게 아니라 기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성민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눕혀 놓는 겁니다. 눕혀 놓기만 하면 징징거리고 안아 달라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엎드려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기는 연습을 할 수가 없습니다. 형 재성이는 그렇지 않았는데 저희 부부가 버릇을 잘못 들인 건지 누워 있지를 않으려고 하네요.

그런데 이 녀석이 기는 걸 생략하고 어느 순간부터 바로 앉아 놀기 시작하더군요. 앉아서는 그럭저럭 잘 놉니다. 물론 기분이 좋다면 말이지요. 아직 너무 어린 데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에 안 좋을 것 같아 걱정이지만 누워 있지를 않으려고 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항상 안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정 본인이 싫어하면 기는 거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_-; 잘 앉아 있는데 굳이 엎드려 기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재성이 때처럼 여기저기 기어다니며 저지레 안 해서 그거 하나는 편합니다만 대신에 그만큼 안아줘야 하고 업어줘야 하니 일장일단이 있네요.

눕기 싫은 걸 어떡하라고요?


앉아 있을 시간도 없는데 누워 있으라니...


저희 아파트 단지 내에는 매주 목요일 장이 섭니다. 엄마와 형과 함께 장을 보고 왔는데 엄마를 졸라 형이 솜사탕을 득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집에 와서 동생 앞에서 그걸 맛있게 먹습니다.



















이제는 보행기에 태워 놓아도 곧잘 방 안을 이리저리 밀고 다니며 손에 잡히는 건 닥치는 대로 바로 입으로 가져갑니다.

어예~ 나는야 힙합 베이비~! 손에만 잡혀라, 다 먹어주마!!!


헉스; 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어느새 형이랑 나란히 앉아 TV도 보는군요. 분만 후 병원 문 나서서 집으로 오자마자 열이 나는 바람에 바로 인큐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서 아빠, 엄마 마음을 졸이게 한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만 8개월을 꽉 채웠네요.



그러나 이만큼 컸어도 여전히 눕혀 놓으면 싫어합니다. 아빠가 보기에 요령만 터득하면 자기가 충분히 엎드린 상태에서 앉을 수도 있겠는데 그걸 못하는군요. ^^;

날 눕혀 놓지 말란 말이에요!!! 힝.


몇 번 당한 게 있어서 그런지 형만 근처에 오면 주눅이 들어 엄마를 찾던 녀석이 요즘은 좀 컸다고 형이 오면 먼저 소리부터 지릅니다. 좋아서 그러는 건지 경계를 하는 건지 확실하지 않지만 낯선 사람을 봤을 때와는 다른 얼굴 표정을 봤을 때는 그래도 형이라는 걸 알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큰아들 재성이도 아빠, 엄마가 동생에게만 너무 애정을 보일 때는 동생에게 무관심하더니 얼마 전부터 엄마는 어쩔 수 없지만, 아빠인 제가 신경을 좀 써서 일부러 재성이를 먼저 챙기곤 했습니다. 그랬더니 서서히 동생과 함께 놀아주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더군요. 그러니 성민이도 재성이를 이전보다 더 따르는 것 같고요.

일례를 든 것이지만, 아이를 둘 이상 키우는 부모 입장이라면 사소한 것 같지만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큰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가 동생을 예뻐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자기도 예뻐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 귀찮더라도 항상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표현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 자식인데 당연히 예뻐하지."라는 생각은 어른만의 생각이며, 그걸 아이가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 것 역시 아이의 눈높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겠지요. 표현을 하지 않으면 아이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동생만 예뻐하는 아빠, 엄마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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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토요일 점심 먹고 간식으로 순대 사 온 것을 잘못 먹고 체하는 바람에 주말 내내 비실 비실거렸습니다. 토요일 저녁 대충 먹고 컨디션이 안 좋아 9시부터 자기 시작해
서 다음 날 9시까지 12시간을 중간에 깨지도 않고 그냥 잤습니다.

일요일은 괜찮은 것 같기에 별 생각 없이 아침을 먹었는데 바로 속이 >
안 좋아지더군요.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파져 오는 것이 제대로 체한 것 같습니다. 일요일이라 영업하는 병원도 없겠지 싶어 집에 있는 소화제란 소화제는 다 찾아서 먹은 것 같네요. 덕분에 점심, 저녁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네요. 배는 고픈데 아무 거나 먹기가 겁이 납니다. ㅠㅠ

그러나 아빠는 몸 상태가 좋든 말든 성민이는 손에 잡히는 건 모두 다 입으로 가져가서 걱정입니다. 요즘은 주위에 삼킬 만한 물건을 두지 않으려고 조심을 하고 있습니다.

자~ "손에 잡히면 시식"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테스트할 것은 공입니다.


보기에 상당히 먹음직스럽게 생겼답니다.


자~ 본격적으로 한번 먹어 볼까요?


참~ 쉽죠?


엄마, 뭐 맛난 먹을거리 좀 없어요?


엄마가 쇠고기랑 브로콜리랑 채소 이것저것을 이용해 이유식 만들었답니다.

냠냠... 음... 이게 무슨 맛이지?


쩝쩝... 이거 삼키기가 겁나는 걸!


우엑! 이거 무슨 맛이 이래?


참, 세상에 믿을 사람 없구나. 엄마가 나에게 이런 맛을 선사하다니...


엄마가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든 이유식이라도 자기 입에 맞지 않으면 한순간에 못 먹는 음식으로 만들어버리는 괘씸한 녀석입니다. ㅎㅎ 덕분에 엄마
는 일요일 늦잠까지 반납해 가며 들인 정성이 수포로 돌아가자 또 한번 심한 허탈감과 좌절감을 느끼며 한 소리 남깁니다. "이놈이 거기 얼마나 영양가 있는 것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안 먹어?"

이유식도 안 먹고, 엄마 젖도 잘 안 먹고 칭얼거리는 녀석을 달래려고 비눗방울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눈앞에 비눗방울이 날아다니자 미동도 하지 않고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오잉? 이것들이 다 뭐지? 주먹 쥔 손에 힘 들어가네.


아빠, 우리 도망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 광경을 본 재성이가 자기도 비눗방울 놀이하겠다고 옵니다. 그리고는 동생을 아빠, 엄마에게서 떼어 놓으려고 동생을 타이르고(?) 있습니다. ㅋㅋ

"으흐흐~ 동생아, 이번에는 이 형아가 아빠, 엄마랑 비누방울 놀이를 좀 할 테니까 넌 좀 쉬어." 형만 오면 경계태세 들어가는 성민이, 이번에도 두 주먹 불끈 쥐며 "다 뎀뵤"하네요.


그러나 엄마에게 동생 괴롭히지 말라고 한 소리 듣자 바로 삐짐모드 돌입합니다.

엄마, 미워!!!


동생만 예뻐하는 엄마, 아빠 미워!!!


이렇게 되면 큰아들과 놀아주면서 달래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
다음 날 제일 먼저 일어나서 한 손에 누룽지 하나 들고 신문 보고 있는 큰아들.

음... 신도시 쪽에 투자를 해볼까?


아빠, 여기다 투자를 하란 말이에요. 여기다~!


이렇게 4월 마지막 주말이 가는군요. 원래 계획은 애들 데리고 공원이라도 나갈 생각이었는데 체기가 주말 내내 가는 바람에 집안에만 있었네요. 소화능력이 떨어진 건지, 상한 음식을 먹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 글 보시는 분도 음식 드실 때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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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성민이 목욕시키는 장면을 찍어 놓았네요. 목욕시키는 와중에 짬이 났었나 봅니다. 보고 있으니 이거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그래서 용단(?)을 내렸습니다. 우리 작은아들 나체사진을 공개해버리기로 말입니다. 나중에 작은아들이 컴을 다룰 정도로 자랐을 때 이 글을 보고 저를 원망할까요? ㅎㅎ

아들아, 이때 아니면 언제 니가 또 벌거벗고 공개적으로 사진 찍을 일이 있겠니? 모두 나중에 너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려고 그런 거야~ ㅋㅋ

음... 아빠가 너무 사악한 건가? ( -_-)

일단 수위 조절을 위해서 시작은 다른 사진으로 합니다. ^^

누가 형제 아니랄까봐 자는 모습도 똑같아요. ^^


성민이 기저귀 저렇게 아무 데나 버릴래? ㅎ





성민이는 현재 낮은 포복 연습 중~!


엄마만 보면 좋아요.


어라? 또 뭐가 마음에 안 들어 눈에 힘주고 있어?


어? 잠깐, 잠깐! 엄마 지금 카메라를 어디로 가지고 와요?


엄마, 이러면 곤란해요. 정말~



엄마니까 봐 줄게요. 마음껏 찍어 보세요~ (응?)


목욕 마치고 나와서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웠나 봅니다. 낯가림은 이제 좀 덜하는데 여전히 엄마가 항상 옆에 있어야 합니다.

엄마 좀 찾아 주세요 힝 ㅠㅠ


엄마 저녁 준비하는데 상추 하나 얻어 왔네요. 아직 이유식 먹는 녀석이 욕심은... ^^


내 오늘 기필코 상추쌈을 먹고 말리라~!!!



자기 앉은 키만 한 빨래 바구니 속의 멍멍이 인형과 교감 중~ "넌 그 안에서 뭐 하고 있니?"


정말 이때가 제일 예쁜 때인 것 같습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부쩍 외로움을 타는 것 같은 우리 큰아들 때문에 이젠 대놓고 너무 작은아들을 편애하는 듯한 모습은 삼가기로 했습니다. 와이프도 큰아들 좀 더 챙기라는 주문을 하네요. 혼자면 혼자인대로, 둘이면 또 둘인대로 육아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평생 이런 자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때는 지금뿐이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 행복하고 다시 힘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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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처형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가서 식구들 모두 머리 손질하고 왔습니다. 이거 매번 갈 때마다 처형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하지만, 언니 말고는 머리 못 맡긴다는 집사람과 전혀 개의치 말라는 처형 말에 못 이기는 척 저 역시 은근슬쩍 가서 머리 깎곤 합니다.


성민이는 시원하게 머리를 밀 계획이었지만 감기 걸려 고생하다 이제 나아가는 중이라 다음번 기회로 넘기고 큰아들 재성이와 집사람 머리 손질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그냥 성민이 삭발식도 감행했답니다. ㅎㅎ

삭발한다는 사실을 눈치 챈 건가? 눈에 힘 좀 풀지, 아들~


"이거 분위기가 영 이상한데?"


"여긴 어딘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드디어 삭발 준비가 끝나고 엄마가 안고 의자에 착석.


"어라? 이모, 이게 뭐예요? 뭐 하자는 거에요?"


"허걱; 앗, 앗... 이모, 잠깐만, 잠깐........................."


"잉... 이기 지금 머 하는 짓이고?"


"아이고, 따가워라."


"휴~ 인자 모르겠다. 될 대로 돼뿌라!" 성민이 표정에서 득도의 길로 들어선 깨달음이 느껴집니다. ^^;


이모와 엄마의 합작한 배신에 생각할 게 많은가 봅니다. ㅋ


모자를 안 가져가서 삭발하고 추울까 봐 급조한 수건 말기


넌 어느 별에서 왔니? ^^


"이제 엄마랑은 눈도 안 마주칠 거야!"


용하게도 머리 깎는 내내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무사히 삭발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형 재성이는 삭발할 때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기 때문에 성민이도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말입니다.


동자승 분위기 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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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매우 좋습니다. 놀러 가기 좋더군요. 이런 좋은 주말 날씨에 집에만 있으면 잔소리가 느는 집사람[각주:1]도 집사람이지만 꼬맹이들 바깥바람도 쐴 겸, 따뜻한 봄 햇살도 받을 겸 해서 여기저기 좀 돌아다녔습니다. 멀리는 아니고 집 근처 경주와 주전 바닷가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저녁을 먹자마자 바로 경주 계림(鷄林) 방향으로 달렸습니다. 경주라고 해봐야 저희 집이 울산이기 때문에 차만 막히지 않으면 얼마 안 걸립니다만 차가 조금 막히더군요. ^^

도착하니 자그마한 공연도 벌어지고 있더군요. 이게 경주시에서 지원하는 건지 아니면 공연 밴드 자체에서 그냥 경주시민을 위해 행사를 하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유채꽃밭에서 유채꽃을 배경으로 공연하는데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더군요.


큰댁이 경주에 있기 때문에 한 해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매번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경주 지역은 독특한 경주만이 가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나이가 한 살씩 늘어감에 따라 경주에서 살고 싶다는 욕심[각주:2]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생활이 아주 불편하지는 않을 만큼 발전해 있기도 하고, 기타 도시처럼 너무 현대 문명에 길들어 있지도 않은 것이 제 기준으로는 사람 살기 좋은 도시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경주에 살고 있는 사람은 또 다르게 느끼겠죠. 아시다시피 경주는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인 토양이 풍부한 곳입니다. 경주에 살고 계시는 저희 사촌 형님 말씀으로는 삽질만 하면 문화재가 나오는 바람에 경주는 발전할래야 할 수가 없다[각주:3]고 합니다. 건물 하나 올리려고 터 좀 닦고 싶어도 뭐가 나올지 겁이 난답니다. 하지만, 그 덕에 천 년 고도 경주는 문화 도시로의 자태를 간직한 채 관광도시로 매진하는 듯하지만 지역 주민들 처지에서는 불편한 점도 많겠죠. ^^

계림의 밤 공기는 상쾌하고 시원했습니다. 날씨도 좋아서 달과 별도 한층 밝게 빛나더군요. 산책 치고는 좀 멀리 오기는 했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간이 늦어도 사람이 많던데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있는지 젊은 연인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우리 마눌님 부러운지 "그때가 좋을 때다.[각주:4]"를 연발합니다.


작은아들은 초저녁에 아빠 품에서 곯아떨어졌고, 큰아들은 아빠, 엄마랑 함께 밤늦게 밖에 놀러 나왔다는 자체로도 좋은지 내내 싱글벙글합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아들 녀석이랑 자주 자연 속으로 다녀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실천은 어렵더군요.

동생 유모차에 타고는 마냥 신났습니다.

작은 녀석은 아빠 품에서 달나라 여행하고 있다지요.


토요일은 작은아들 성장앨범 촬영이 있어서 집에서 일찍 나섰습니다. 날이 너무너무 좋더군요. 봄날씨답지 않게 기온도 높았죠? 성장앨범 사진 촬영 한 번에 성공[각주:5]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큰 녀석이 뒷자리에서

엄마, 바다가 보고 싶어요.

바다가 보고 싶어? 아빠한테 바다 놀러 가자고 해 봐.

큰아들 녀석이 얼마 전에 해운대 바닷가에 갔다 오고는 재미가 있었는지 틈만 나면 바다에 가자고 합니다.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 핸들을 바닷가 쪽으로 꺾었습니다. 울산에서는 근처 바닷가라고 하면 감포, 정자, 주전이 있습니다. 감포는 조금 멀고 정자에는 싱싱한 횟감 사러 가끔 들리고, 바다 구경은 주로 주전 바닷가로 갑니다.

역시 바닷가 바람은 다르더군요. 바닷가 쪽으로 갈수록 바람이 차가워지는 걸 바로 느꼈습니다. 그러나 바다에 온 사실만으로 기쁨에 넘치는 아들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없나 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아빠, 엄마는 내버려두고 자기 혼자 신이 나서 달려갑니다. 이제 만 7개월인 작은아들 때문에 일부러 백사장이 아닌 자갈이 깔린 곳으로 갔습니다. 이게 또 신기한지 큰 녀석은 "왜 모래가 없어?" 라고 질문공세를 퍼붓습니다.



막상 도착하니 걱정한 것처럼 쌀쌀하지는 않더군요. 모처럼 바닷가에 앉아 한참 동안 햇볕을 쬐었습니다.

이제는 곧잘 앉아 있습니다. 파도가 신기하기만 한가 봅니다.


집에서 항상 부드러운 장난감만 가지고 놀다가 딱딱한 자갈이 낯선지 손에 들고 한참을 쳐다 보네요.


도착하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혼자 뛰어가서 자리 잡고 노는 큰아들입니다. ^^;


손가락을 저러고 있는 건 검지, 중지로 V가 안 되자 자기 나름대로 V자를 저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


어느새 물이 많이 들어왔더군요. 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노는 바람에 엉덩이 다 버렸다는...


아빠, 엄마 말은 안 듣는다. 남자는 땡깡이 있어야 한다. 브이 V~


실컷 놀다가 배고프다기에 주전 지역에서 가장 잘한다는 닭백숙 집으로 출발, 올여름 복날 대비를 벌써 했답니다. ^^v

한참 먹다가 자랑질하려고 한 컷~! -_-;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날씨가 너무 따뜻해 봄이 벌써 다 간 것 같다.
애 키운다고 정신없는 틈에 어느새 여름이 코앞에 왔네.

이상 고온 현상이고 예년 기온으로 곧 돌아간다고 하더라 했더니 기상청 이제는 못 믿겠다고 하는군요. 애 키운다고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해지더군요. 그동안은 날씨 춥고, 황사 심하다는 등의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주말에도 집에만 있으려고 했는데 종종 함께 외출을 해볼까 합니다. 아빠랑 손잡고 뛰어다니면서 노는 걸 그렇게 좋아한 큰아들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

  

그런데 저녁에 동생 녀석을 깨물어서 울리는 바람에 순간 울컥해서 등을 한 대 때려줬네요. 아빠, 엄마가 너무 동생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저라도 큰아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줘야지 하다가도 당장 눈앞에 작은 녀석을 더 챙기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러다 보니 어린이집 다녀와서 집에서는 점점 혼자 노는 걸 즐기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전에는 안 그러더니 고집도 더 부리고, 동생한테도 심술을 부리는 일이 잦아지는군요. 아이고..., 육아는 쉬운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새롭고, 당황스럽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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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집에서 편안하게 쉬는 게 더 좋은 거 아닌가요? -_-a [본문으로]
  2. 능력이 안 되서 그렇지 여건만 된다면 이사를 가도 벌써 갔을 겁니다. ^^; [본문으로]
  3. 밭 갈다가도 국보급 문화재가 나온 일이 많다니 말 다한 거죠. [본문으로]
  4. 이거 아무래도 저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습니다. [본문으로]
  5. 개월수 좀 늘었다고 많이 점잖아졌더군요. 100일 사진 찍으러 가서는 울고 불고 난리나는 바람에 두 번째 가서야 겨우 성공했습니다. [본문으로]
이번 글은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질문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바쁘시지 않다면 댓글 좀 부탁합니다~

결혼은 하셨는지요?
결혼을 하셨다면 아이가 있습니까?
아이가 있다면 몇 명입니까?

저는 결혼이 좀 늦었습니다. 결혼이라는 것이 결코 자기 생각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차츰 알아갈 무렵이었습니다. 어느 눈먼 아가씨가 덜컥 걸려들었습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도둑놈 소리 들으면서(5살 차이 납니다. 5살은 양반 아닌가요? ) 장가갔습니다.

결혼하고 나니 또다시 생각처럼 안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1년간의 신혼생활을 보장해 달라는
집사람의 요구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2세 계획에 돌입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하늘을 보게 해줘도 우리 마눌님 별을 따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2년이란 세월이 그냥 갑니다.

굿이라도 해야 하나? 아니면 현대 의학의 힘을 빌려야 하나?
심각하게 민간요법과 현대의학을 놓고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집사람이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숨겨둔 저의 비상금 발견했을 때와 같은 얼굴을 하고 나오는 거였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저는 순간 뜨끔하여 정말 속으로 화장실에 비자금을 숨겨둔 곳이 어디였는지 빠르게 기억을 더듬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잔소리 들을 생각에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집사람이 다가와서 입을 열었습니다.

집사람: 좋은 아침이네.
부스카: 으...응.
집사람: 오늘이 무슨 날이게?
부스카: ...글쎄. (무슨 날은 비자금 털린 날이지. )
집사람: 축하해요. 아빠가 된 걸 축하해~!

벌써 몇 년 전인 그 당시의 대화내용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저 역시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정말 기뻤었고, 기다려 왔던 일임은 틀림없었나 봅니다. 그렇게 해서 결혼하고 만 3년을 꼬박 채우고 나서 큰 아들 녀석이 저희 부부에게 오게 됩니다.



- 출생: 2005년 11월 23일 산

- 혈액형: B형

- 특기: 땡깡 부리기

- 취미: 고집 부리기, 밥 안 먹기






초보 아빠, 엄마이다 보니 저희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지금도 저는 큰아들 녀석에게 가슴 저 밑바닥에 미안한 감정이 있습니다. 기다리기만 했지 준비되지 못한 아빠였기에 아빠가 주어야 할 사랑을 충분히, 제대로 전해 주지 못했고, 여전히 제 기준으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는 우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맙게도 큰 녀석은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큰 녀석이 웬만큼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하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욕심이 나더군요. 형제 없이 아이 혼자 자라게 하는 건 정서상으로도 좋지 않다는 사실을 결혼하기 전부터 어디서 주워들어 알고 있던 저는(-_-v) 그 사실보다 나중에
머리가 하얗게 세서도 이 녀석들 학비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경악합니다. 그래서 이왕 더 낳으려면 집사람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저지르자고 마음먹은 뒤 마눌님을 살살 꼬드기기 시작합니다. 순진한 우리 마눌님 이건 순전히 우리 자식들의 정서를 위하는 일이라는 저의 말을 철석같이 믿습니다.

저는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첫수순부터 틀어집니다. 그래, 딸→아들도 좋지만, 아들→딸도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그래서, 집사람과 매번 산부인과를 갈 때마다 틈만 나면 담당 의사에게 둘째의 성별을 넌지시 캐묻고 다니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그런데 담당의사 역시 저 못지않더군요. 끝까지 말을 안 해 줍니다. 결국, 임신 8개월이 지나서야 드디어 저희 부부에게 성별을 알려 줍니다.

축하드립니다. 아들이군요. 좋으시겠습니다.

거짓말 안 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조금 서운했다기보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
이제 좀 컸다고 설치고 다니는 큰 녀석 하나도 감당하기 벅찬데 나중에 둘이서 헤집고 다니며 정신을 쏙 빼놓을 걸 생각하면 아득하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아무튼, 2달 뒤 둘째 녀석을 병원에서 첫째 때와 마찬가지로 집사람의 손을 잡고 분만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첫째 놓고 그 당시 꾸리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의 포토로그에 사진을 올리면서 "
정말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지 못 한(혹은 아니 한) 남자는 그 설레는 환희와 감동을 절대 상상도 할 수 없으리라."라는 다소 건방진 멘트를 하나 적어 놓게 됩니다;;; 그리고, 둘째 때도 마찬가지로 첫째 때 우는 아들 녀석을 보고 느꼈던 감동을 똑같이 느낍니다. 정말 제가 머리털 나고 그렇게 순간적으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도록 핑 돌 만큼 감격을 느낀 적은 분만실에서의 두 번의 경험이 처음이었으며, 아직까지는 마지막이었습니다.



- 출생: 2008년 9월 5일

- 혈액형: O형

- 특기: 아빠, 엄마에게 안겨 있기

- 취미: 낯가림 적절히 해주기




그런데, 둘째 녀석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장염 때문에 곧바로 다시 병원에 입원해서 일주일을 인큐베이터에서 지내게 됩니다. 저도 저지만 이때는 집사람 안심시키고 달래고 한다고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두 녀석 모두 건강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큰 아들입니다.

작은 아들입니다.


둘이 닮은 것 같나요? ^^;

왜 미운 4살이라는 말이 나오게 됐는지 절대공감할 만큼 말 안 듣는 큰 놈과 한시도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둘째 놈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큰 녀석은 낯가림을 안 해서 그거 하나는 편했는데, 작은 녀석은 낯가림까지 하니 집사람이 아이에게 묶여서 꼼짝달싹을 못 하는군요. 게다가 잠시도 누워 있지를 않으려고 해서 집에서 주말을 보내면 오히려 평일보다 더 피곤합니다. 그래도 이제 더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으니 이런 순간도 지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면 또 그것으로 충분히 스스로 위로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둘째 녀석 키울 때는 큰 녀석 키울 때의 좌충우돌 육아경험을 살려 좀 낫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글쎄요.'군요. 자기 형이랑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아빠, 엄마에게 형제 아니랄까 봐 쉬운 육아 경험을 주지는 않는군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냥 낳기만 하면 아빠, 엄마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또다시 절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둘째가 감기에 걸려 집 앞 동네의원에 갔다가 본 글귀가 있는데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어서 제목만 기억하고 있다가 오늘 시간이 나기에 검색해 봤습니다. 알고 보니 동네의원이나 한의원 같은 곳은 대부분 걸려 있을 만큼 나름 유명하더군요.


이걸 프린트해서 매일매일 보고 또 보고 반복적으로 계속 봐서 가슴 속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 아빠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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