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우는 즐거움 중에 하나가 하루 하루 다르게 발달해 가는 지적 능력과 행동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일 것입니다. 저희 집 큰아들 재성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주일에 한번 집으로 방문교사가 찾아와 언어와 숫자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역시 일주일에 한번 미술재미라고 하는 것을 합니다. 재성이가 좋아하는 과목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미술 > 언어 > 숫자 = 어린이집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큰아들 재성이

미술재미라는 것을 가서 봤는데 어떤 날은 깨부시고, 또 어떤 날은 물감 범벅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만들기를 하는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에 미술 개념을 접목시켜 교육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신이 나서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더군요.

이제 6살 짜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마나 받을까 싶기도 하지만, 제가 봐도 집에서는 항상 동생에게 양보해야 하고, 동생을 먼저 위해줘야 하고, 잘못은 같이 해도 혼이 나는 건 주로 큰아들입니다. 만 4살 짜리에게는 이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받은 스트레스를 재성이는 미술재미 1 시간 동안 다 분출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집중하고, 어떤 때는 심취하기까지 해서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빠, 엄마가 큰아들, 작은아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동네 슈퍼에서 큰아들에게 한 방 먹다.


큰아들의 단어 선택과 어휘력이 많이 발달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습니다. 항상 짧게 짧게 끝내고 맺음하던 문장이 언젠가부터 큰아들과 대화를 하면 긴 문장으로 원인과 결과를 표현하려고 애 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직까지 숫자놀이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언어 영역에서는 큰아들 본인도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어 합니다.

큰아들 재성이

음... 이때는 또 숫자놀이 하고 있군요;;


얼마 전 아파트 단지 내 슈퍼에 큰아들과 손 잡고 군것질거리를 사러 간 일이 있었습니다. 재성이는 과자 하나 들고, 저는 콜라와 함께 몇 가지를 들고 카운터에서 만났습니다. 이 녀석이 제 손에 콜라가 들려있는 것을 보더니 대뜸 한다는 말이,

재성: 아이고, 아빠! 콜라 좀 사지 마세요.
아빠: ...
재성: 콜라 사서 집에 가면 나도 먹고 싶어진다 말이에요.
아빠: 알았어. 미안해. 이번만 사 가자.

카운터에 있는 슈퍼 주인 아주머니 보기가 민망해서 혼났습니다. 말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말의 고저를 넣어가며 톡 쏘더군요. -_-; 집에 와서는 또 엄마에게 참 맛깔스럽게도 고자질합니다. "아이고, 엄마! 아빠가 또 콜라 사왔어요."라고 말입니다. 이 녀석이 그런 말투로 아빠를 당혹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터라 슈퍼에서 있던 전후 사정을 저 역시 아내에게 고자질했지만 애 앞에서 무슨 망신이냐는 듯이 째려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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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성이가 '콜라는 아주 나쁜 것이다.'라고 누가 말해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그렇게 깨우친 것은 엄마 덕택입니다. 사실 저는 술, 담배를 하지 않지만, 군것질과 탄산음료는 즐깁니다. 아내는 제가 탄산음료 즐기는 것을 아주 못마땅해 합니다. 함께 마트에서 장 볼 때 아빠와 엄마가 콜라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것을 종종 보아왔던 재성이 눈에는 엄마 눈치를 봐가며 카트에 콜라는 담는 아빠가 혼날 일을 하는 것으로 비쳐졌나 봅니다. 그러니 어쩌다가 콜라를 사들고 집에 들어오는 아빠 모습이 보이면 재성이에게는 최고의 빅뉴스 중에 하나가 터진 겁니다. 쪼르르 엄마에게 달려가서 고자질하는 게 이제는 완전 전자동입니다.

천천히 탄산음료 섭취를 줄여나가더라도 이제는 큰아들이 잠자리에 들면 몰래 갔다와야 할 판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SilkSoft.jpg (image)(디스펜서 똥꼬)2009-04-20 15:14:07
  • 미네르바 무죄 선고… 실컷 이용해 먹었다는 건가? 까불지 말라는 경고가 먹혀 들었다고 생각하는 건지…2009-04-20 17:04:38
  • 삭발하고~(me2mms me2photo)2009-04-20 22:54:38

    me2photo

  • 밥 먹으러 나왔는데 날씨 너무 좋네요~ 이런 날은 놀러가야 하는데… ㅜ_-(me2sms)2009-04-21 12:01:01
  • 오늘은 바빴네요. 바쁜 날은 무지 바쁘고, 한가한 날은 하루 죙일 놀고…; 이렇게 바쁜 날은 집에 가서 바로 쉬면 좋겠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울 마눌님 문자로 '마치고 마트 가자.'고 문자 왔음. ㅠ,.ㅠ(바쁜 날)2009-04-21 17:18:48
  •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도 블로그와 연동이 안 된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_-+ 독립 도메인이라서 그런가…?(블로그 독립도메인 연동)2009-04-21 23:11:22
  • 친하게 지내요~~~ ^^(인사 반가워요~)2009-04-21 23:53:13
  • 자~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시작하시기를~~~(아침인사)2009-04-22 09:09:10
  • 아… 날씨가 너무너무 좋습니다. 바깥에 나가보니 봄햇살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입니다. 사무실에 갇혀 있기 정말 싫네요.(봄 날씨)2009-04-22 15:13:30
  • 기온이 올라가니 자연스레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 생각이 납니다.(아이스크림 탄산음료)2009-04-22 15:58:02
  • 어젯밤 잠을 잘못 잤는지 하루 종일 등짝 전체와 양쪽 옆가슴이 아프다. 이거 한해 한해 갈수록 점점 더 삐걱거리는 걸 실감한다. ㅠㅠ 하긴 운동을 게을리 하고 있으니 변명의 여지도 없다;2009-04-22 17:16:59
  • 아… 이제야 큰아들 목욕시키고 나도 샤워 좀 하고 컴 앞에 앉았다. 요즘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잠자리 들기 전까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피곤)2009-04-22 22:54:01
  • 오늘도 힘차게 시작~~~!(아침인사)2009-04-23 09:15:41
  • 나른한 오후… 낮잠 한숨 잤으면 좋겠..;;(나른함)2009-04-23 14:11:36

이 글은 부스카님의 2009년 4월 20일에서 2009년 4월 23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이거 me2DAY 블로그 글배달 옵션으로 자동 전송된 잡담인데 포스팅 날로 먹는 거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좀 쑥쓰럽군요.
글배달을 계속 이용할 건지는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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