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때만 하더라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없던 이례적인 3~4월달의 잦은 비 때문에 벚꽃이 벌써 다 떨어져 버렸으면 어떡하나로 걱정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더군요. 바닥에도 떨어진 꽃잎으로 온 세상이 하얀 것이 별천지에 와 있는 기분이더군요.
항상 사람 붐비는 곳을 가면 주차 걱정부터 하게 되는데 이날은 주차문제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없이 나들이에만 전념했네요. ^^
오리배의 고통을 아십니까?
경주 보문단지 내에 보면 큰 저수지가 하나 있고 거기에 오리배 타는 곳이 있습니다.
선착장에 가면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야 하는데 오리배는 인원수에 따라 계산하는 것이 아니고 오리배 한 척당 10,000원입니다. 주로 가족 단위, 연인 단위가 많지만, 어쩌다 동성(同性) 단위, 희한하게 나 홀로 단위도 보이더군요. -_-;
오리배의 구조는 앞에 두 자리, 뒤에 두 자리가 있습니다. 앞쪽 좌석 두 곳은 페달이 있습니다. 이걸 열심히 돌려줘야 배가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합니다. 그리고 가운데 방향타가 하나 있어 왼쪽, 오른쪽으로 조정을 할 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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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타 조작을 담당했던 큰아들 재성이.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가 해야 한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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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바람이 좀 불더군요. 그래도 작은 손으로 V 포즈한다고 했는데 손가락에 힘만 들어가고 V는 실패네요. ㅎㅎ 작은아들은 아직 어리다 보니 바람 감당하기가 버거웠나 봅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콧물 나고, 열도 나고, 바로 중이염으로 주사 맞고, 신종플루 검사까지 -_-;;
재성이는 오리배 타는 게 재미있었나 보더군요. 타고 나와서 "아빠, 오리배 타는 거 정말 재미있었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말이지요. 가만히 타고만 있으면 재미있기는 재미있지요. 아내는 작은아들 때문에 뒤로 빠지고 큰아들이 옆에 탔는데 결론적으로 패달 저을 사람이 한 명 모자란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패달에 발도 안 닿는 큰아들에게 저으라고 할 수도 없고...
말씀 드렸다시피 이 날 바람이 좀 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패달을 안 젓고 가만 있으면 오리배가 정처없이 구석쪽으로 계속 밀려간다는 의미입니다. 2인분 몫을 한다고 패달질 좀 했더니 내리고 나서 다리가 후들거리는 사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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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좀 세찬 걸 빼면 날씨는 정말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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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도 포즈 한번 취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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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빠는 죽을 힘을 다해 패달질 중!!! 바람은 왜 불어가지고 -_-+
입장표에는 제한 시간 30분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아빠 속도 모르고 더 타고 싶다는 큰아들 때문에 50분 정도 탄 것 같습니다. 놀러와서 순수 노동으로 땀 흘려 보기는 아마 처음이었을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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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달질 인증샷. 아빠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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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보니 이런데 저 차 우리 차 아님 -_-; 벚꽃 구경 실컷하고 보문단지 빠져나오다 한 컷!
돌아오는 길은 일부러 감포쪽으로 빙 둘러 감은사지 3층 석탑을 지나 문무왕릉을 거쳤습니다. 감은사지 3층 석탑 부근으로 지금은 조금 주변 정리를 했더군요. 아내와 신혼시절 드라이브하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덩그러니 탑만 썰렁하니 서있어서 뭐 이런가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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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보이는 돌섬이 문무대왕릉입니다.
이곳은 거의 항상 제를 지내거나 굿을 하는 무속인을 볼 수 있는데 이 날도 어김없이 굿을 하고 있더군요. 문무왕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킨다고 했다는 설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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