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계십니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건강만큼은 소중하게 여기고 꼭 지켜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뒤도 안 돌아보고 열심히 뛰다 보면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많이 놓치고 지나갑니다. 그 중에 하나, 건강을 지키는 일 역시 소홀히 하며 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신의 몸으로 직접 느껴지는 이상 징후가 없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은연 중에 건강하기를 바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요.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하지만, 옆에서 가까운 사람이 자기 자신의 건강을 챙겨준다면 그보다 더 든든한 일도 없겠지요. 결혼 전이라면 부모가 그 역할을 할 것이고, 결혼을 했다면 배우자가 그 역할을 이어받게 될 것입니다.


배우자의 건강 검진, 내가 먼저 챙겨보자.


그렇지만 결혼해서 애 낳고 살다보면 솔직히 배우자 본인이 직접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살을 맞대고 사는 남편과 아내 사이라도 건강 이상 징후를 무심코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주위에 한분은 스스로 건강을 직접 철저하게 관리하는 분이 계십니다. 어떨 때는 '뭐 얼마나 오래 살려고 저렇게까지 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하는 게 제대로 하는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시 말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체크하고,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맞다 하겠습니다. 비근한 예로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한다 치면, 제일 먼저 드는 후회가 건강할 때 왜 건강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아닐지요?

제 아내는 아주 건강한 편에 속합니다. 먹는 것도 가리는 음식 없이 골고루 잘 먹는 편입니다. 오히려 제가 음식을 좀 가리는 편이라 저 때문에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제일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건강한 식습관이라 하겠습니다.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샜지만 아내 스스로도 건강을 자신했었고, 제가 옆에서 지켜보아도 비록 비쩍 마른 체형이지만 튼튼했으니까요. 그렇던 아내가 큰아들을 낳고부터 가끔 두통을 호소하는 일이 생기더군요. 이때만 하더라도 가끔이었으니까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감기처럼 흔한 게 두통이고 저 역시 날씨가 저기압이면 으레 편두통에 시달리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둘째 작은아들을 낳고부터 최근까지 1년여의 시간 동안은 아내가 두통을 호소하는 일이 부쩍 잦아지기 시작하더니 최근 두 달 사이에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아, 머리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습니다.

이전부터 병원에 한 번 가서 진찰을 받아보라는 말은 했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육아에 지치고 잠을 잘 때도 한 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다보니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잠을 자더라도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 하기 때문에 두통에 시달리는 것이라고 제 나름대로 미루어 짐작만 했지 적극적으로 원인 파악을 위한 노력은 게을리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만 보내다가 급기야 최근에는 매일같이 두통을 호소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내의 밝은 얼굴을 보는 일이 점점 뜸해져 갔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사실대로 말씀드려 저도 슬슬 걱정이 되고, 겁도 나더군요. 혹시 단순한 두통이 아닌 건가? 머리에 정말 심각한 질병이 있는 걸까? 만일 정말 그렇다면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입원을 한다면 아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수술을 하면 휴직계나 아예 사직서를 내고 병수발을 해야 하나? 등등등 이런 식으로 혼자 상상을 하니 정말 걱정이 쓰나미가 되어 몰려오기 시작하더군요. 당사자인 아내도 매일같이 찾아오는 두통 때문에 걱정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이렇게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또 지나가듯이 하는 말투로 병원에 가보라고 하면 미적미적대다가 시간만 질질 끌 것 같아서 지난 토요일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와 상담을 해보니 저희 부부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심각하게 여기는 것과는 달리 의사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더군요. 사무적인 말투로 약을 지어줄테니 먹고 한 며칠 푹 쉬라고 하는 겁니다. 약 먹고 며칠 쉬는 것으로 끝낼 것 같았으면 병원을 찾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약도 약이지만 두통이 이렇게 심하니 당일 검사가 안 되면 입원을 해서라도 검사를 받아보고 싶으니까 검사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고 해서, MRI, 피 검사, 소변 검사, X-Ray까지 찍었습니다. 결과는 월요일 오전에 나온다고 하더군요.

MRI

회사에 사정 설명을 하고 월요일 오전에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아내도 검사할 때는 그런 걸 못 느꼈는데 막상 결과를 확인하려고 하니 무섭다고 의사 만나러 같이 갔으면 하는 눈치더군요. 저도 결과 확인하러 가는 동안 걱정이 많이 되던데 입원까지 한 당사자는 훨씬 더했겠지요.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간호사가 아내 이름을 부르길래 그렇게 두 손 꼭 잡고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는 아무 말 없이 의사의 말을 기다렸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린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우스 딸깍딸깍하는 소리에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더군요. ^^;

의사: 검사 결과로 봐서는 깨끗하네요. 아무 이상 없네요.
아내: 머리가 왜 그렇게 많이 아픈 거죠?
의사: 집안 일과 아이들에게 항상 신경쓰고 하다 보니 나타난 긴장성 두통입니다.
부스카: 그럼 걱정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의사: 예.
아내: 약만 받아가면 되는 건가요?
의사: 약은 두통이 또 심해지면 그때 오셔서 처방받으시면 됩니다.
부스카: 미리 좀 처방해 주시면 안 되나요?
의사: 이 약은 의존성이 있는 약이기 때문에 미리 처방해 주는 약이 아닙니다.

소견서

큰 걱정을 덜었습니다. 검사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정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아내도 안도하는 눈치더군요. 그러면서 직접 검사해 보고, 의사에게 이상없다는 말을 들으니 기쁘다고 하더군요. 진작 병원에 데려와 확인했으면 마음 고생을 덜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내에게 미안함을 감출 수 없더군요.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직까지는 아내 나이 젊다고 할 수 있는 나이지만 병이 젊다고 해서 비켜가는 것도 아니고, 일정 기간마다 건강 검진받고, 여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숙지하기처럼 건강 챙기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게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결국은 그것이 배우자, 혹은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이겠지요.

병원 원무과에서 계산서를 받아 나오다 보니 MRI 검사가 비싸기는 비싸네요. 진료비 총액이 630,000원인데 환자 부담액 540,000원 중에 MRI 검사 비용이 480,000입니다. MRI 검사비가 비싸다는 말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받아드니 아픔이 있네요. 그렇지만 다행인 건 아내가 자기 이름으로 손해보험 가입해 둔 것이 있는데 보험금 지급 조건과 맞아서 MRI 검사 비용 뿐만 아니고 병원비 전액이 처리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결국 공짜로 검진받은 게 되겠네요. 마눌님! 파이팅입니다요~! ㅎㅎ

병원비 계산서

나이들면 이곳 저곳 아픈 곳이 하나, 둘 생기게 마련인데 그런 때를 위한 보험에 가입해 놓으면 정말 도움이 되네요. 공감하시더라도 막상 어느 보험사의 어떤 보험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지 감이 안 잡힐 때가 있죠?

세상 참 좋아졌다고 느끼는 게 요즘은 보험도 인터넷 쇼핑몰처럼 인터넷으로 각종 보험을 비교하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유리한 보험 상품을 추천까지 해주는 곳이 있네요. 보험 전문가들이 무료 상담까지 해준다고 하니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한 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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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식한 부부


내 남편은 건설현장 근로자다.
말로는 다들 직업에 귀천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엄연히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칭 노가다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를
남편으로 둔 나는
그가 하는 일을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어쩌다 친정엘 가도 풀이 죽는데,
"남들은 내 남편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마음에 가끔 길을 가다가도

신축 중인 건설 현장을 보게 되면
걸음을 멈추고
"내 남편도 저렇케 일하겠지" 하는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곤 한다.

며칠 전
남편이 좋아하는 우렁이를 사려고 시장엘 갔다.
우렁이를 사고 막 돌아서려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온듯한 남자 둘이서
토시를 가르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서투른 우리말로 물어 보는게 아닌가.

아줌마가 천원이라고 답하자

그 두사람은 자기네 말로 뭐라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게 보였다
아마 비싸다는 표정인 거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선량한 두 사람을 보고
이국 땅에 와 천대 받으면서 일하는
외국 근로자의 입장을 생각했고
또한 힘들게 일하는 내 남편이
잠깐이나마 그립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은 햇빛이 따갑게 내리길래
널었던 이불을 걷으로
옥상에 올라 갔다가 무심코하늘을 보는데
"화인건설" 이라고 쓰여진 곤돌라가 눈에 띄었다.

언젠가 남편이 일하는 곳을 알려준 적이 있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일하고 있는 현장인거 같아
나는 열심히 그 곤돌라 밑으로
남편 옷 색깔을 찾아 보았다.

아!
조그맣게 남편이 보였다.
위험한 난간에서 나무 기둥을 붙들고
왔다갔다 하면서 망치로 못을 치고 있었다.
탕!탕! 못치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 순간 나? 울고 말았다.
왜 내 남편은 더운 날
저렇게 땡볕에서 일을 해야만
처 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
꼭 저렇게 힘들게 일해야 하나

내려오는 계단에서
이불을 싸안고 오다가 그렁거리는
눈물 때문에 넘어 질 뻔 했다.

저녁을 먹고 남편에게
"다리 주물러 드릴께요 이쪽으로 누우세요"
했더니 눈이 동그래 졌다.
별일 다 보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다리를 주무르면서
"당신 오늘 6층에서 일했죠"
"어, 어떻게 알았어?" 했다.

"오늘 이불 걷다가 봤어요,
우리 옥상에서 바라보면 왼쪽 끝에서 일했죠?" 했더니
"응" 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마도 자기가 고생하는 걸
내가 본게 못마땅한 것 같았다.

"냉커피 한잔 드릴까요?" 했더니
"아 타주면 잘먹지" 한다

사실 남편이
저녁 늦게 커피를 부탁하면 거절 했었다.

그다지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밤에 커피를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자는 편이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밤에 커피를 마신 뒤
새벽까지 뒤척이더니
일 나갔다가 어지럽다고
그냥 집에 온 적이 있은 뒤부터
나는 되도록 늦은 커피는 타주지 않는다.

내마음을 아는 남편은
"내일 일 못 나가면 어쩌려고 커피를 타주지"했다.

"아유 뭐 어때요 하루 쉬면 되지 뭐" 했더니
남편은 빙긋 웃으면서
"우리 블랙 커피 한번 마셔 볼까?"
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테레비 같은 데서
블랙커피 마시는 사람들 보니까 유식해 보이더라"

나는 웃음을 참으면서
정말로 설탕과 프림을 빼고
남편에게블랙 커피를 내밀었더니
한모금 마신 남편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아우,무식한게 차라리 낫겠다.
못 마시겠다.우리 무식하고 말자"
하는게 아닌가.

하긴 블랙커피를 마신다고 모두 유식하면
무식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부부는 무식할 정도로 큰 소리로 웃었다.

잠자리에 누운 남편은
"당신 이번에 돈 나오면 바지 하나 사 입어.

거 왜 당신은 멋을 안부리는 거야?
옆집 진영이 엄마 같이
야들 야들한 바지 하나 사입어"했다.

"참 누군 못 사 입어서 안 입는줄 아세요?
당신 땡볕에서 땀 흘리며 번돈으로
어떻게 비싼 옷을 사 입어요?" 했더니

"다 당신하고 윤정이 위해일하는데 뭘 그래.
이번 달에 사입어 파마도 좀 하고"
나는 그만 목이 메었다.

그런걸 행복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

지체 높으신 사모님 소릴 못들어도.
어떤 비싼 보석 같은게 아니 더라도
잠깐씩 이렇게 느껴 지는 걸
행복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가끔 남편은
돈 많은 부모 못 만나 배우지 못해서
천대 받는 세상이 원망 스럽다고
울분을 토한 적이 있다.

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나 또한
남편의 직업에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렇게 오늘 같이 잠깐씩 느끼는 감사함으로
남편 직업에 대한 회의를 잊고
깊은 행복감에 젖어든다.

아, 내일 남편의 점심 반찬을
무엇으로 해 드릴까?

자칭 무식한 우리 부부의 초여름 밤은
시원하게 깊어간다.


- 동서커피 문학상 입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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