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가위가 코앞입니다. 많은 분들이 추석 전에 미리 산소에 찾아가셔서 벌초하실 것으로 압니다. 아마 지난 주가 피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도 지난 주에 벌초한다는 문자를 받고 일요일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벌초해야 하는 묘가  좀 많은 편입니다. 위치도 근거리에 모여있지 않고, 앞산, 앞뒷산, 뒷산, 뒷옆산 등 -_-; 산을 몇 개씩 타야 해서 상당히 번거로운 축이죠. 그나마 다행인 건 일가친척이 수가 좀 되는 지라 "낫질하러 모여!" 하면 웬만큼 모입니다. ^^
그런데 올해는 직장, 군입대, 병 때문에 빠진 인원이 제법 되는 바람에 각 산으로 흩어져 벌초할 인원 분배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이거 어쩌면 오늘 안으로 벌초를 끝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벌초 후 모여서

벌초 끝내고 당시 자리에 있던 친척들만 찰칵~! 사진 속에 저도 있습니다. ㅎ ^^;


걱정과 함께 낫과 음식을 들고 산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길을 내면서 가는데 올해는 좀 편하게 벌초하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예년같으면 묘자리 있는 곳까지 길 내면서 가다 보면 힘이 다 빠져 정작 산소에 도착해서는 한참을 쉬었다가 벌초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최근 가뭄의 영향 때문인지 풀들이 자란 양이 많이 없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는 이장한 곳이라 그나마 편하게 할 수 있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산소 앞에 도착해 보니 작업할 양이 예년과 비교하여 반 정도 밖에 안 되더군요. 부담감이 확 줄어서 그런지 마음도 편하고, 놀면서 설렁설렁해도 점심 시간 되기도 전에 제가 속한 팀이 할당받은 곳의 벌초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농담조로 "이렇게 하는 벌초라면 한달에 한 번씩 하라고 해도 하겠다."고 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이날은 안 먹던 막걸리도 마셨네요. ^^

테레비 뉴스에서 벌초할 때 벌 조심하라고 하길래 만반의 준비까지는 아니고 에프킬라 살충제 하나 달랑 들고 갔는데 다행이 쓸 일이 없더군요. 그리고 작년에 낫질하려고 하는 찰나 덤불 속에서 새빨간 대가리를 쳐들고 위협하던 뱀 때문에 기겁하는 일이 있었지만 올해는 한 마리도 못 봤습니다.

아래 사진은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시골 풍경입니다.



아~ 올해 벌초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
위의 사진들은 저의 5촌 종질이 제대하고 나서 DSLR을 사고 요즘 사진에 푸욱 빠져 산다고 하더니 벌초 끝나고 언제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군요. 양이 좀 되서 폴딩처리하였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만 감상해 보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가로폭 2560px 해상도의 원본 링크로 연결됩니다. 사진을 잘 찍는 건지, 사진기가 좋은 건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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