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위하여 제가 즐겨찾는 사무실 근처 음식점 한 곳을 소개해 봅니다. 울산이라는 지방이고, 또 같은 울산에 산다고 하더라도 점심 한 그릇을 위하여 이곳까지 방문하실 분이 계실런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그 집에서 먹어본 사람은 모두 찬사를 아끼지 않은 곳입니다.

선지를 좋아하지 않거나 아예 안 드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저 역시 선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선지 뿐만 아니라 저는 비위가 좀 약한 축에 들어서 가리는 음식이 있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비린내 나는 음식이나 육고기의 역한 잡내가 나는 음식은 거들떠도 안 보는 체질입니다. 이런 이유로 선지도 제 기준으로는 기피 대상에 들어가는 음식 재료이지만 우연찮게 이 집을 알게 된 이후로는 단골이 되어버렸네요.


겨울철 별미 & 술꾼을 위한 최고의 속풀이 선지해장국


이곳은 대형이거나 목 좋은 큰 길가에 접해 있는 음식점이 아닙니다.[각주:1] 제 생각에 번화가로 나가면 큰 돈을 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주인 노부부는 돈에는 욕심이 없더군요. 그냥 저냥 먹고 살 만큼만 하실 모양입니다. ^^

선지해장국

뒷골목 한 켠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취급하는 메뉴가 몇 가지 없습니다. 주메뉴가 선지해장국이고, 곁들여서 곱창도 취급하시기는 하지만, 곱창은 재료 다듬기가 이제는 힘에 부치신다고 메뉴에서 없애버리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하시더군요. 아래 사진에 나와 있는 이 집의 메뉴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곱창을 없애버리면 정말 선지해장국에 올인하는 게 됩니다. ^^

선지해장국

선지해장국과 곱창. 두 가지가 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점심 때도 가보고, 저녁 때도 가봤지만 곱창 드시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위치도 그렇고 이 집에 오시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선지해장국에 반해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열에 여덟은 이 집의 선지해장국 단골입니다. 어쩌다가 한번씩 지나가던 술손님이 곱창 보고 들어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지요.

선지해장국

맛집 소개란에 실린 기사인 듯.


위 사진은 지역신문의 맛집을 소개하는 란에 실린 기사인 듯 보입니다. 한 대목을 인용해 보면,

음식조리를 담당하고 있는 안주인의 말에 따르면 "선지해장국을 좋아해 울산에서 소문난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먹어보았지만 내 입에 맞는 것이 없더라."며 직접 요리해 먹은 것을 시작으로 오늘날 가게까지 열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제가 이 집의 단골이 된 이유는 선지해장국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들, 그러니까 텁텁한 선지에 느끼한 국물에서 나는 잡내와 같은 것들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 모 CF에서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멘트가 제가 오늘 소개해 드리는 선지해장국집의 해장국 국물에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흔히 상상하는 기름 둥둥 떠 있는 빨간 국물의 선지해장국이 아니고, 이 집의 국물은 옅은 갈색에 기름기가 없습니다. 이 집 단골들이 하나같이 인정하는 시원한 국물맛은 정말 일품입니다.

선지해장국
먹다가 생각이 나서 도중에 찍다 보니, 게다가 휴대폰이다 보니 화질까지 안습이군요.

기온이 떨어질수록 따끈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더 간절해지겠지요. 요즘 돼지국밥집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가서 먹어보면 이 집이 그 집 같고, 그 집이 저 집 같고, 특색없이 맛은 비슷비슷한데 간판만 다른 경우가 많죠. 갈비탕, 육개장 등은 너무 흔하기도 하고, 제대로 맛을 내는 곳도 찾기 힘듭니다.
그런 분들은 꼭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린 곳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잘 하는 선지해장국집을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이런 저런, 라이프 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1. 울산시 북구 연암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울산시 북구 효문동으로 표기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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