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크리스마스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쯤 거리 곳곳에서 캐롤이 흘러나오고, 상점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위해 잔뜩 인테리어나 익스테리어를 꾸미는 등 크리스마스 특수를 위하여 노력을 많이 하여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사무실이 있는 곳은 울산에서 조금 외진 곳이라 그런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영 안 나는군요. >.< 특히 요 며칠 날씨가 많이 추워지다 보니 집-사무실, 사무실-집만 반복하며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를 않으니 인터넷이나 뉴스를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것을 겨우 느끼는 정도입니다. 제가 만약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는다면 더 무덤덤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블로그라도 운영하고 있으니 글 소재를 찾으면서 자연스레 크리스마스도 다루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다행스럽게도 지난 주말에 아내가 집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아이들과 간단히 거실에 장식을 해놓았네요. 덕분에 알록달록한 것이 보기 좋습니다. ^^
지난 번에도 블로그에 한번 밝힌 적이 있습니다만, 저와 제 아내는 한일 월드컵으로 온나라가 들썩거렸던 2002년 결혼에 골인하였습니다. 만나게 된 계기는 중매는 아니고, 지금의 처형과 제 이종사촌 누님이 서로 잘 아시는 사이였습니다. 혼기가 다 찬 처녀가 있다는 처형의 말에 이종사촌 누님이 저를 언뜻 떠올리셨던 겁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그 누님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 제 사람이 되어 준 것에 대해 항상 아내에게 감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팔불출이라고 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만, 정작 아내는 이런 속사정을 잘 모릅니다. 제가 갱상도 사놔이 아니랄까봐 표현을 안 하니 알 턱이 없지요. 오늘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겼으니 혹시 감찰(?) 나오면 그때는 알겠군요. 하지만 아내는 제 블로그 접속해서 대문에 올라와 있는 가장 최근 글만 보고 바로 나가버립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 작성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다른 글을 등록할 생각이라 어떻게 될 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
저희 집과 처가집의 중간 정도 되는 곳이 부산 경성대 부근입니다. 그래서 첫만남을 경성대 근처에서 가졌습니다. 집사람을 처음 봤을 때 첫느낌은 '아주 도도하다.'였습니다. 제가 계단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시선. 고개를 돌리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큰 눈으로 팔짱을 딱 끼고 아래에서 저를 올려다 보고 있더군요. 계단 위에는 저만 있었던 게 아니고, 계단 아래에는 아내만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서로 간의 텔레파시가 통했던 건지 딱 보는 순간 '이 사람이구나.'했던 거지요. 그 당시 팔짱을 끼고 올려다 보는 아내의 콧대가 얼마나 높아보였던지 첫만남의 기싸움에서 완전히 지고 들어갔습니다. -_-;
그래서 그런 건지 첫만남 이후 한달이 넘게 당시 그 콧대 높은 처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심지어 첫만남 당일 집에 잘 들어갔느냐는 안부전화도 생략해버렸으니 말 다했죠.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지 저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너무 주눅이 들어서 그랬던 걸까요? ^^
반대로 아내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었겠지요. 아내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보면 당시 한창 잘 나가던 시절 남자에게 그런 대접은 나고서는 처음이었다고 하더군요. 연락 없이 처음 며칠은 '가소롭다'고 느끼다가 일주일, 이주일 넘어가니 오기가 생기더랍니다. ㅋㅋ 처형은 처형대로 만나보니 어떻느냐고 묻는데 몇 번 봐야 그래도 어떤 사람이다 감이 올텐데 이놈이 한번 만나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이 없으니 많이 답답했겠지요. 그렇다고 처형에게 '그 사람에게 물 먹었나보다.'하고 말하기도 자존심이 용서치 않았을테구요.
결국 저쪽에서 가타부타 연락이 없다는 말을 들은 처형은 사촌 누님에게 이유를 물어왔고, 다시 저에게로 누님이 연락을 해왔더군요. '너는 남자가 어떻게...'로 시작하는 잔소리와 함께 말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본의가 아니었지만, 그게 먹혔던 것 같습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니가 얼마나 잘 났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는 식이 되어서 만남을 계속 이어갔으니까요. ㅎㅎㅎ 한일 월드컵은 당시 한창 연애에 빠져 있던 저희에게 끈끈한 가교 역할을 해줬습니다. 술집, 운동장, 사무실을 가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함께 응원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응원을 했는데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 제가 좀 빨리 퇴근을 해서 그 당시 아내가 근무하던 사무실로 먹을거리 좀 사들고 찾아가서 같이 응원도 했었습니다.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저희 단 둘은 아니었고, 아내 친구도 함께 있었습니다. ^^;
월드컵 덕분에 제가 덕을 많이 봤죠. 월드컵 끝나고 좀더 밀고 당기고 하다가 장인 어른과 장모님을 먼저 공략한 게 주효해서 결국 그 해 2002년을 넘기지 않고 결혼할 수 있었으니까요. 혹시 아직 결혼하지 않은 총각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제 전략을 한번 사용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평생 반려자로 삼고 싶은데 지지부진하니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싶으면 어른들께 먼저 인사부터 드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어른들께 정식으로 따님과 사귄다고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면 설마 내쫓기야 하시겠습니까? 일단 그 집에 엉덩이 붙이고 앉을 수 있으면 반은 성공한 겁니다. 물론 이 방법을 쓰려면 반드시 어른들께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사실 이게 쉬운 일도 아니고 부담이 되기는 합니다만, 성공하면 장인 어른과 장모님 되실 분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습니다.
결국 저는 성공했고, 그 해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됩니다. ^^v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모두가 하나같이 어떤 선물을 주고 받을까를 한번씩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물질적인 선물도 좋겠지만, 선물이란 게 물질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얼마든지 생각하기에 따라 몇 십배, 몇 백배의 감동을 상대방에게 선물할 수 있겠죠. 손으로 만져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뭘 주고 받아야만 선물이 아닐 겁니다.
습관적으로, 혹은 고정관념화되어 있는 선물이라는 개념을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살짝 다르게 접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나 제 사무실이 있는 곳은 울산에서 조금 외진 곳이라 그런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영 안 나는군요. >.< 특히 요 며칠 날씨가 많이 추워지다 보니 집-사무실, 사무실-집만 반복하며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를 않으니 인터넷이나 뉴스를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것을 겨우 느끼는 정도입니다. 제가 만약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는다면 더 무덤덤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블로그라도 운영하고 있으니 글 소재를 찾으면서 자연스레 크리스마스도 다루게 되더군요.
custom bokeh - i love christmas by Adam Foster | Codefor |
개인적으로 다행스럽게도 지난 주말에 아내가 집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아이들과 간단히 거실에 장식을 해놓았네요. 덕분에 알록달록한 것이 보기 좋습니다. ^^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지난 번에도 블로그에 한번 밝힌 적이 있습니다만, 저와 제 아내는 한일 월드컵으로 온나라가 들썩거렸던 2002년 결혼에 골인하였습니다. 만나게 된 계기는 중매는 아니고, 지금의 처형과 제 이종사촌 누님이 서로 잘 아시는 사이였습니다. 혼기가 다 찬 처녀가 있다는 처형의 말에 이종사촌 누님이 저를 언뜻 떠올리셨던 겁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그 누님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 제 사람이 되어 준 것에 대해 항상 아내에게 감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팔불출이라고 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만, 정작 아내는 이런 속사정을 잘 모릅니다. 제가 갱상도 사놔이 아니랄까봐 표현을 안 하니 알 턱이 없지요. 오늘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겼으니 혹시 감찰(?) 나오면 그때는 알겠군요. 하지만 아내는 제 블로그 접속해서 대문에 올라와 있는 가장 최근 글만 보고 바로 나가버립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 작성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다른 글을 등록할 생각이라 어떻게 될 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
저희 집과 처가집의 중간 정도 되는 곳이 부산 경성대 부근입니다. 그래서 첫만남을 경성대 근처에서 가졌습니다. 집사람을 처음 봤을 때 첫느낌은 '아주 도도하다.'였습니다. 제가 계단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시선. 고개를 돌리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큰 눈으로 팔짱을 딱 끼고 아래에서 저를 올려다 보고 있더군요. 계단 위에는 저만 있었던 게 아니고, 계단 아래에는 아내만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서로 간의 텔레파시가 통했던 건지 딱 보는 순간 '이 사람이구나.'했던 거지요. 그 당시 팔짱을 끼고 올려다 보는 아내의 콧대가 얼마나 높아보였던지 첫만남의 기싸움에서 완전히 지고 들어갔습니다. -_-;
그래서 그런 건지 첫만남 이후 한달이 넘게 당시 그 콧대 높은 처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심지어 첫만남 당일 집에 잘 들어갔느냐는 안부전화도 생략해버렸으니 말 다했죠.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지 저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너무 주눅이 들어서 그랬던 걸까요? ^^
반대로 아내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었겠지요. 아내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보면 당시 한창 잘 나가던 시절 남자에게 그런 대접은 나고서는 처음이었다고 하더군요. 연락 없이 처음 며칠은 '가소롭다'고 느끼다가 일주일, 이주일 넘어가니 오기가 생기더랍니다. ㅋㅋ 처형은 처형대로 만나보니 어떻느냐고 묻는데 몇 번 봐야 그래도 어떤 사람이다 감이 올텐데 이놈이 한번 만나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이 없으니 많이 답답했겠지요. 그렇다고 처형에게 '그 사람에게 물 먹었나보다.'하고 말하기도 자존심이 용서치 않았을테구요.
결국 저쪽에서 가타부타 연락이 없다는 말을 들은 처형은 사촌 누님에게 이유를 물어왔고, 다시 저에게로 누님이 연락을 해왔더군요. '너는 남자가 어떻게...'로 시작하는 잔소리와 함께 말이지요.
Thailand, Bangkok: LO VE by kool_skatkat |
지금 생각해 보면 본의가 아니었지만, 그게 먹혔던 것 같습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니가 얼마나 잘 났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는 식이 되어서 만남을 계속 이어갔으니까요. ㅎㅎㅎ 한일 월드컵은 당시 한창 연애에 빠져 있던 저희에게 끈끈한 가교 역할을 해줬습니다. 술집, 운동장, 사무실을 가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함께 응원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응원을 했는데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 제가 좀 빨리 퇴근을 해서 그 당시 아내가 근무하던 사무실로 먹을거리 좀 사들고 찾아가서 같이 응원도 했었습니다.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저희 단 둘은 아니었고, 아내 친구도 함께 있었습니다. ^^;
월드컵 덕분에 제가 덕을 많이 봤죠. 월드컵 끝나고 좀더 밀고 당기고 하다가 장인 어른과 장모님을 먼저 공략한 게 주효해서 결국 그 해 2002년을 넘기지 않고 결혼할 수 있었으니까요. 혹시 아직 결혼하지 않은 총각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제 전략을 한번 사용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평생 반려자로 삼고 싶은데 지지부진하니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싶으면 어른들께 먼저 인사부터 드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어른들께 정식으로 따님과 사귄다고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면 설마 내쫓기야 하시겠습니까? 일단 그 집에 엉덩이 붙이고 앉을 수 있으면 반은 성공한 겁니다. 물론 이 방법을 쓰려면 반드시 어른들께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사실 이게 쉬운 일도 아니고 부담이 되기는 합니다만, 성공하면 장인 어른과 장모님 되실 분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습니다.
결국 저는 성공했고, 그 해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됩니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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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모두가 하나같이 어떤 선물을 주고 받을까를 한번씩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물질적인 선물도 좋겠지만, 선물이란 게 물질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얼마든지 생각하기에 따라 몇 십배, 몇 백배의 감동을 상대방에게 선물할 수 있겠죠. 손으로 만져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뭘 주고 받아야만 선물이 아닐 겁니다.
습관적으로, 혹은 고정관념화되어 있는 선물이라는 개념을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살짝 다르게 접근해 보는 건 어떨까요?
Merry Christmas to all my Flickr Friends by duane.schoon |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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