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흔히 자식을 표현할 때 종종 붙이는 수식어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이라는 문장이 전하는 자식에 대한 끝없는 살가움과 사랑의 깊이를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결혼 전의 남녀라면 이런 표현이 수시로 쓰이기 때문에 그 느낌을 대부분 미루어 짐작하는 수준 정도일 것입니다.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어보지 못하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가슴으로 느끼는 의미가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한 기사 제목을 보았습니다. "매일 기둥에 2살 아들 묶는 중국父"라는 제목을 본 순간 워낙 비인도적인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여 토픽으로 수시로 올라오는 중국이기에 제목을 본 순간 어떤 천인공노할 아비라는 작자가 자기 자식을, 그것도 두 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기둥에 묶어두는 건지 궁금해서 클릭하였습니다.


애끓는 부정, 자식을 지키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기둥에 묶다.


그러나 정작 기사를 읽어내려가면서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를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父情

챈 추안리우는 매일같이 두 살배기 아들 라우 루를 기둥에 묶어 둡니다. <이미지 출처: 데일리 메일>


이 사진만 놓고 본다면 누구나 아동 학대라고 여길 만큼 아이를 저런 식으로 기둥에 쇠사슬과 자물쇠를 이용하여 묶어둔 사실에 분노할 것입니다. 옷을 입은 것으로 보나, 아이의 얼굴을 발갛게 얼어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바깥 기온이 상당히 차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묶여있는 발
이 아이의 부모는 누구일까요? 무엇 때문에 아이를 저렇게 추운 길거리에 묶어두고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두 살짜리 아이가 견뎌내기에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환경이라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아이를 저렇게 내버려둔 것에 대한 궁금증과 분노가 큰 만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을 알고 나니 그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을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베이징의 인력거 운전기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인력거도 정식으로 허가받아 영업하는 게 아닌 허가도 받지 못한 무허가 인력거라고 합니다. 가족의 생계가 이 인력거의 수입에 달려 있다고 보입니다. 아이의 엄마는 불구의 몸으로 길거리에 널려있는 폐품을 수집하여 가계에 보탠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아빠가 인력거에 손님을 태우고 영업하러 가고, 엄마마저 불편한 몸으로 일하러 가고 나면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고 하는군요. 라우 루의 아빠는 수중에 가진 돈도 없고, 중국의 다른 주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이기 때문에 해당 주의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처지라서 하루 £4.5(약 \8,250)의 수입으로는 아이를 탁아소에 맡기는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합니다.

실제 이 부부는 지난 달에 라우 루의 누나인 네 살배기 딸 링이 납치되었지만 지금까지 소식도 모른다고 합니다. 아동 납치는 중국에서 흔한 일이라고 하는군요. 가지고 있는 딸의 사진 한 장이 없어서 포스터를 만들지 못해 딸을 찾는 일이 지지부진한가 봅니다. 아들마저 그런 식으로 잃어버릴까 걱정이 되어 이런 식으로 아들을 기둥에 묶어 둔다고 하는군요.

아빠와 아들

아빠 품에 안겨있는 순간 만큼은 아빠와 아들 둘 모두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데일리 메일>


먹고 살기 위해서 인력거를 끌고 일하러 가기 전 자기 아들을 차가운 거리의 기둥에 쇠사슬로 묶어 혼자 두고 돌아서는 아빠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십시오.

비록 이 기사는 중국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안타까운 사연이 몇 년 전 뉴스를 타고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맞벌이를 하는 엄마와 아빠는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바깥에서 문을 잠그고 일하러 간 사이 불이 났지만 바깥에서 잠긴 문을 열지 못해 두 아이가 세상을 떠난 일. 몇 년 전 바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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