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우는 즐거움 중에 하나가 하루 하루 다르게 발달해 가는 지적 능력과 행동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일 것입니다. 저희 집 큰아들 재성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주일에 한번 집으로 방문교사가 찾아와 언어와 숫자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역시 일주일에 한번 미술재미라고 하는 것을 합니다. 재성이가 좋아하는 과목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미술 > 언어 > 숫자 = 어린이집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큰아들 재성이

미술재미라는 것을 가서 봤는데 어떤 날은 깨부시고, 또 어떤 날은 물감 범벅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만들기를 하는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에 미술 개념을 접목시켜 교육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신이 나서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더군요.

이제 6살 짜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마나 받을까 싶기도 하지만, 제가 봐도 집에서는 항상 동생에게 양보해야 하고, 동생을 먼저 위해줘야 하고, 잘못은 같이 해도 혼이 나는 건 주로 큰아들입니다. 만 4살 짜리에게는 이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받은 스트레스를 재성이는 미술재미 1 시간 동안 다 분출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집중하고, 어떤 때는 심취하기까지 해서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빠, 엄마가 큰아들, 작은아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동네 슈퍼에서 큰아들에게 한 방 먹다.


큰아들의 단어 선택과 어휘력이 많이 발달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습니다. 항상 짧게 짧게 끝내고 맺음하던 문장이 언젠가부터 큰아들과 대화를 하면 긴 문장으로 원인과 결과를 표현하려고 애 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직까지 숫자놀이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언어 영역에서는 큰아들 본인도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어 합니다.

큰아들 재성이

음... 이때는 또 숫자놀이 하고 있군요;;


얼마 전 아파트 단지 내 슈퍼에 큰아들과 손 잡고 군것질거리를 사러 간 일이 있었습니다. 재성이는 과자 하나 들고, 저는 콜라와 함께 몇 가지를 들고 카운터에서 만났습니다. 이 녀석이 제 손에 콜라가 들려있는 것을 보더니 대뜸 한다는 말이,

재성: 아이고, 아빠! 콜라 좀 사지 마세요.
아빠: ...
재성: 콜라 사서 집에 가면 나도 먹고 싶어진다 말이에요.
아빠: 알았어. 미안해. 이번만 사 가자.

카운터에 있는 슈퍼 주인 아주머니 보기가 민망해서 혼났습니다. 말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말의 고저를 넣어가며 톡 쏘더군요. -_-; 집에 와서는 또 엄마에게 참 맛깔스럽게도 고자질합니다. "아이고, 엄마! 아빠가 또 콜라 사왔어요."라고 말입니다. 이 녀석이 그런 말투로 아빠를 당혹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터라 슈퍼에서 있던 전후 사정을 저 역시 아내에게 고자질했지만 애 앞에서 무슨 망신이냐는 듯이 째려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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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성이가 '콜라는 아주 나쁜 것이다.'라고 누가 말해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그렇게 깨우친 것은 엄마 덕택입니다. 사실 저는 술, 담배를 하지 않지만, 군것질과 탄산음료는 즐깁니다. 아내는 제가 탄산음료 즐기는 것을 아주 못마땅해 합니다. 함께 마트에서 장 볼 때 아빠와 엄마가 콜라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것을 종종 보아왔던 재성이 눈에는 엄마 눈치를 봐가며 카트에 콜라는 담는 아빠가 혼날 일을 하는 것으로 비쳐졌나 봅니다. 그러니 어쩌다가 콜라를 사들고 집에 들어오는 아빠 모습이 보이면 재성이에게는 최고의 빅뉴스 중에 하나가 터진 겁니다. 쪼르르 엄마에게 달려가서 고자질하는 게 이제는 완전 전자동입니다.

천천히 탄산음료 섭취를 줄여나가더라도 이제는 큰아들이 잠자리에 들면 몰래 갔다와야 할 판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9월 초가 성민이 돌이었으니 벌써 찾았어야 할 돌 앨범이 참 오랜 기간 사진관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차일 피일 미루다가 사진관으로부터 재차 확인 전화를 받고서야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저희 부부가 성민이 성장 앨범을 제작할 사진관을 물색할 당시만 하더라도 사진관의 위치가 도심에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성민이 30일인가 50일 사진까지 작업을 마치고는 갑자기 사진관이 이사를 간다는 겁니다. 공기 좋은 울산 외곽 지역으로 옮겨간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집에서 사진관 한번 가려면 제법 먼 길을 찾아가야 하는 처음에는 없던 번거로움이 생겼던 겁니다. 뭐 그렇다는 거지요.[각주:1]


성민이 돌 앨범 사진


여기 올리는 사진들은 성장 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을 사진관측에서 CD로 구워준 것입니다. 제 플리커 계정에도 올려두었습니다만 이곳에도 백업 차원에서 저장해 둡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플리커 주소를 끌어오지 않고 티스토리에 바로 등록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용도가 용도인 만큼 사진 한 장당 용량과 해상도가 아주 큽니다. 각각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한창 이쁠 때인 저희 둘째 아들의 모습을 원본 해상도로 보실 수 있습니다. ^^










건강하고 튼튼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아래 다섯 장은 100일 사진입니다. 확실히 돌 사진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1. 결국은 귀차니즘이네요. ^^; [본문으로]
앞선 링크 모음 포스트 서두에도 잠시 밝힌 것처럼 지난 토요일 울산 날씨는 외출하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겨울이었지만 많이 춥지도 않아 볼 일 먼저 보고 이전부터 아내가 십리 대밭길이라는 곳을 한번 가보자고 했었는데 그날도 그 얘기가 나와서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그곳으로 핸들을 틀었습니다.

십리 대밭길을 찾아가는 건 일단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때는 '십리 대밭교'를 찍어서 가시다 안내가 종료되는 지점에서 주위에 물어보면 바로 알려주실 겁니다. 혹은 현재 태화강 생태공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곳으로 하여 찾아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차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가셔도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마무리되면 바로 옆의 십리 대밭길과 함께 울산 시민들에게는 울산 대공원과 더불어 또 하나의 축복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십리 대밭길


바깥 날씨가 춥다고 집에만 웅크리고 있다 밖에 나와서 그런지 아이들과 아내는 이번 나들이를 아주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저 역시 울산 도심 한 복판에 이런 곳도 있구나 싶은 게 잘 왔다 싶더라구요. 피톤치드라고 하나요? 아무튼 원 없이 대나무 구경도 실컷 했고, 상쾌한 공기도 많이 마시고 왔습니다.

십리 대밭길

십리 대밭길

십리 대밭길

갈수록 사진 찍는 걸 부끄러워하는 큰아들.


대밭길을 걷다가 중간 휴식처에 앉아 있는데 대잎이 바람에 스치면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절로 감흥이 일더군요. 겨울의 모습도 좋았지만, 여름에 이곳에 와서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 속을 걷다보면 한여름의 더위쯤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십리 대밭길

십리 대밭길

십리 대밭길

십리 대밭길

대밭길 입구와 대밭길 걷는 중에


대밭길과 강변을 끼고 함께 가는 길이 있는데 대밭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자전거 도로입니다. 갈 때는 대밭길로 갔다가 돌아올 때는 자전거 도로겸 강변 산책로를 이용하였습니다.

십리 대밭길 옆의 강변 산책로

십리 대밭길 옆의 강변 산책로

중간 정도 가다보면 태화강 전망대가 보입니다.


십리 대밭길 옆의 강변 산책로

십리 대밭길 옆의 강변 산책로
유모차를 타고 십리 대밭길을 걷는 내내 잠만 자던 둘째가 드디어 일어났습니다. 강변 산책로로 오다가 이 녀석에게도 대나무 산책로를 구경시켜줘야할 것 같아서 연결된 통로로 다시 대밭길로 들어갔습니다. ^^

십리 대밭길에서의 성민이

십리 대밭길에서의 성민이

십리 대밭길에서의 성민이

실컷 자고 일어나서 뒤늦게 신났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zRw48l0yNdk 640x505


http://www.youtube.com/watch?v=bXFbPQlePX0 640x505

역시나 사진과 동영상은 휴대폰 작품입니다. 죄송합니다. (__;)

울산에 거주하시면서 아직 안 가보신 분은 한번 방문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타지분들은 울산 오실 일 있으면 모르겠지만 일부러 십리 대밭길 때문에 오실 계획을 짜고 있다면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완전히 끝나고 나서 오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연관 글: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추석 연휴는 잘 지내셨습니까? 이번 추석 연휴는 빨간 날이 너무 짧아서 친척집 좀 방문하고, 지인댁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집에 돌아오기 바빴던 것 같습니다. 물론 빨간 날 외에 더 놀기는 했지만, 월급쟁이야 노는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요. 아닌가요? ^^;

본가 갔다가 처가 들렀다가 일요일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다음 날 아들을 위해서 그동안 미루어 오기만 했던 롯데의 공중관람차를 타러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울산에 지금껏 살면서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근처를 지나다녔지만 저희 부부도 아직 한번도 타보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거대하고 야간에는 조명시설까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띄어서 '한번 타자. 한번 타자.'고 말로는 눈길이 갈 때마다 탄다고 했지만 정작 실제로 타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린 겁니다. ^^

사진을 몇 장 찍어 봤습니다. 그런데 디카를 가져가지 않아서 폰카 사진이라 화질이 영 별로인 점 양해 바랍니다.


공중관람차


보통 공중관람차는 놀이공원에 있어야 할 물건이지만, 울산시 남구 삼산동의 롯데 멀티프라자관 옥상에 자리잡고 있는 공중관람차는 온통 현대 텃밭인 울산에 뿌리 내리고, 자리를 잡기 위해 롯데에서 행한 투자라고 봐야 할 듯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 특히 손익에 민감하기로 이름난 롯데에서 이익은 커녕 본전도 찾지 못할 것 같은 시설물을 꾸준하게 운영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울산 롯데 멀티프라자 옥상에 있는 공중관람차


공중관람차의 탑승 요금은 성인은 2,500원, 만 4세 이하의 어린이는 무료입니다. 청소년은 요금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보지를 않아 기억이 안 나는군요. 재성이와 성민이는 아직 만 4세가 되지 않아 무료로 탔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거의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아 한 바퀴를 다 돌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바퀴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밖에 소요되지 않더군요.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차량 하나마다 에어컨이 따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여름의 뙤약볕이 내리 쬐는 한낮에는 에어컨이 가동된다 하더라도 더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울산의 전경을 감상하라는 뜻인지 망원경이 구비되어 있더군요.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저 앞 아파트 단지들 뒤로 태화강이 살짝 보이네요.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바로 옆에 있는 롯데 시네마. 저기 빼곡히 보이는 건물들 있는 자리가 불과 십 몇년 전만 하더라도 모두 논밭이었다는...;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커다란 파란 지붕이 농수산물 도매시장입니다. 오른쪽 끝에는 공구상가가 살짝 보이는군요.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울산 롯데의 공중관람차

울산의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남구 삼산동에 한창 올라가고 있는 대성건설의 스카이렉스.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마지못해 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답니다.


공중관람차와 함께 멀티프라자 옥상에는 미니 열차, 미니 바이킹, 미니 회전목마, 미니 회전그네가 있었습니다. 모두 아이들을 위해서 자그마한 크기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꼭 미니어처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도 들더군요. 그러다가 거대하게 우뚝 서있는 공중관람차가 시선에 들어오면 흠칫 하곤 했다는...;;

미니 열차

미니 열차

미니 열차

재성이는 원래 어린이 집 가는 날이었지만, 아빠, 엄마와 함께 놀러 나왔다는 사실이 더없이 즐거운 모양입니다.


미니 회전목마

미니 회전목마. 아담합니다.


미니 회전목마

재성이만의 독특한 V자와 함께. ^^


미니 회전목마

회전목마 타는 형이 부러운 성민이.


바이킹 타는 재성이

타기 전에 검표원에게서 '바이킹을 타기에는 작다.'는 말도 듣고, '무서워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했지만 전혀 그런 기색없이 아주 신나고 재미있었다는 용감한 재성이. ^^


미니 회전 그네

이건 아무래도 재성이에게는 아직 무리인 것 같아 다음 기회로~






공중관람차를 타고 거의 정점 부근에서 아빠는 살짝 겁 먹었고, 엄마는 완전히 얼었었다지요. ㅎㅎ 의외인 것이 아내는 놀이기구를 정말 좋아하고 잘 탑니다. 청룡열차, 바이킹은 물론이고 양쪽 기둥에 줄로만 지지해서 멍석같은 것에 돌돌 말려, 하늘 높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땅바닥을 스칠 듯이 지나가는 놀이기구도 타자고 졸라대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놀이기구를 정말 싫어합니다. 정말 정말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타입이지요. 아내와 연애할 때는 눈 딱 감고 청룡열차와 바이킹까지는 탔지만, 뒤에 말씀드린 놀이기구는 정말 못 타겠더군요. 연애시절이고 정말 잘 보여야 할 시기였던 지라 어지간하면 죽었다 생각하고 탔을 텐데 그건 정말이지... ^^;
그랬던 집사람이 거의 움직임이 없다시피 한 공중관람차는 무서워하더군요. 아내도 이런 경험을 할 줄은 몰랐다고 하더군요.

이번 달에는 애들 데리고 아내와 함께 단풍구경이나 갔다 와야겠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지난 9월 5일 토요일, 저희 작은아들 성민이가 태어난지 꼭 1년되는 날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첫돌이 되는 날이 토요일이라 앞당겨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돌을 보름 앞두고 열이 40도가 넘게 오르는 돌발진이 와서 아빠, 엄마의 애간장을 다 녹였던 터라 그때만 해도 돌잔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아팠답니다. 그 어리고 여린 손등에 핏줄을 찾아 바늘을 꼽고 수액과 포도당을 맞으면서 애가 힘없이 보채기만 할 때는 정말 큰일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피검사, 소변검사, 그리고 X-ray 까지 다 찍었습니다. 혹시라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까봐 안절부절하고 있었지요. 더군다나 인턴, 혹은 이제 레지던트 1년차 정도로 보이는 어린 친구가 혹시 모르니까 뇌수막염 검사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그건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으니 아이 척수에 바늘을 꽂아서 척수액 샘플을 뽑는다고 하더군요.
물론 의사 입장에서는 만일의 경우를 다 생각해야 하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을 들으니 대뜸 속에서 '이 양반이 지금 애 잡을 일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링거주사를 놓기 위하여 돌도 안 된 아이의 손등에서 정맥을 찾아 바늘을 찔러 넣고 있는 것도 안쓰러워 죽겠는데 척수에 바늘을 꽂다니요? 아이가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제 나름대로 판단했기 때문에 그것만은 동의할 수 없더군요. 하루만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아직 경력과 연륜이 없어서, 자식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그 젊은 의사 양반 부모된 사람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더군요. "척수에 바늘을 꽂으면 어른도 고통스러워 한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검사를 해보면 80% ~ 90%는 뇌수막염이 아니기는 하다. 그래도 만일의 경우를..." 아예 말을 말든지요.


성민이 돌잔치


부산 부암동에 있는 주말농장이라는 곳에서 조촐하게 돌잔치를 치루었습니다. 이 집 고기맛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

성민이 돌잔치

이종사촌 형에게 안겨 있는 성민이. 뭔가가 마뜩찮은 표정입니다. ^^


성민이 돌잔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에게 안겨 있는 재성이와 성민이. 나은 지 얼마된다고 두 녀석 다 또 감기. oTL


성민이 돌잔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성민이는 저날 난생 처음으로 막대사탕을 맛 보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


애들 챙기랴, 손님 챙기랴 정신 없었지만 무사히 돌잔치가 끝났답니다. 아내가 고생이 많았고, 돌잔치 내내 별 짜증없이 온 사방을 누비고 다닌 성민이도 고생했다는 말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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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

작은아들 성민이

작은아들 성민이가 이제는 완전하게 젖끊기에 성공한 듯 보입니다. 원래 계획은 돌까지는 모유를 먹이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엄마 젖 외에는 아무 것도 입에 대지를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온갖 이유식을 맛있게 만들어 줘도 입만 살짝 갖다 대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버리니 엄마 심정이 많이 상했겠지요.


성민이 젖끊기 작전 돌입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제 슬슬 영양가가 떨어질 엄마 젖만 빨고 다른 것은 먹으려고 하지를 않으니 영양 불균형 상태를 초래할까 걱정이 되더군요. 또한, 새벽에도 수시로 일어나 엄마 젖을 찾으니 엄마도 엄마지만, 아들 역시 잠을 푹 못 자는 악순환이 계속 되더군요.

그래서 엄마로서는 중대한 결정을 하기에 이르른 겁니다.
한날 퇴근하고 집에 가니 아내가 심각하게 제 의견을 묻더군요. 사정이 이러이러하니 오늘부터 젖을 끊으려고 한다. 젖을 끊는 동안은 아들이 보채고, 밤에도 깨서 우는 일이 많을 수도 있으니 아빠가 이해하고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하더군요.

재성이

큰아들 재성이

사실 젖 끊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큰아들 재성이도 돌잔치하고 젖을 끊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 당시 들리는 말이나 주위 사람 경험을 들어 보면, '젖 끊기를 하면 애가 수시로 보채고 엄마한테 매달려서 떨어지려고 하지를 않고, 밤에도 젖 먹던 습관이 남아 있어서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큰아들 때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젖 끊기에 돌입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고맙게도 저희 큰아들은 엄마가 하루 아침에 젖을 끊어버렸음에도 반나절 정도 칭얼거리다가 이내 더이상 보채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제 기억으로 '오늘부터 함께 고생하자.'고 아내에게 응원을 보내면서 출근했는데 퇴근하고 정신무장을 하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제가 상상했던 그림과는 차이가 있더군요. 저는 아내나 큰아들이나 둘 모두 지쳐서 푹 퍼져 있을 걸로 생각했었거든요. 아내 설명을 듣고는 어찌나 큰아들 녀석이 대견하던지 고맙기까지 하더군요. ^^

작은아들 성민이는 형님처럼 그렇게 쉽게 젖끊기를 할 수는 없다고 하는 건지 며칠 동안 고생을 좀 한 편이지요. 밤에도 자다가 깨서 서럽게 운 적이 많았거든요. 그렇지만 젖끊기로 고생한 다른 부부의 얘기와 비교해 보면 성민이의 젖끊기도 역시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고생하는 집은 정말 고생한다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젖끊기에 성공한 성민이. 장하다~!!!

이제는 엄마 젖을 찾지도 않고, 이유식 뿐만 아니라 밥이든 과일이든 잘 먹는답니다. 입 앞으로 뭘 가져가면 보지도 않고 작은 입부터 벌리는 걸 보면 너무 귀엽습니다. ^^
그런데 젖 끊고 나서 한 가지 예상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밤에도 수시로 엄마 젖을 찾아 빨던 녀석이 이제는 밤 사이 아무 것도 먹지를 않아서 배가 고파 그런 것인지 새벽같이 일어나 우렁찬 울음소리로 온 집안식구를 다 깨운답니다. 그리고는 밥 줄 때까지 멈추지를 않네요. -_-; 조만간 적응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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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중에 비가 자주 내리고, 집사람도 아이들도 집에만 갇혀 지내다 보니 주말에 어디든 바깥바람 좀 쐬자고 해서 나들이 갔다 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대구에 있는 허브힐즈라는 곳을 다녀올 계획이었습니다. 울산에서 당일로 다녀오기에는 조금 먼 듯하지만, 아래층 아기엄마가 아내에게 적극 추천했다고 하기에 한번 갈려고 마음먹고 있었지요.

그런데 차를 몰고 집을 나선지 채 5분도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앞유리에 두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좌절이었습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아쉽고 해서 울산에 살다 보니 자주 가게 되는 울산대공원 쪽으로 핸들을 꺾었습니다. 울산에 살면서도 울산이라는 곳이 별로 마음에 드는 데가 없지만, 울산대공원 하나만은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비록 주말이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여느 주말 때보다 사람이 훨씬 없더군요. 전에도 한번 다녀왔지만 애들이 좋아할 만한 대공원 남문 쪽에 있는 동물원으로 향했습니다. 말이 동물원이지 규모로 보나 동물 종류나 수로 보나 제대로 구색을 갖춘 동물원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울산대공원에 도착해서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온종일 우중충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애들이 놀기에는 많이 덥지 않아 더욱 좋았습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울산대공원 남문 쪽에 있는 장미원과 동물원 입구. 적혀 있는 것처럼 동물원이라기보다는 동물농장이 더 어울릴 듯합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장미원. 장미가 흐드러지게 필 시기에는 장미축제도 합니다. 온 천지가 색색깔의 여러 종류의 장미로 뒤덮이는데 볼거리가 많답니다. 작은아들은 차에서부터 계속 꿈나라 여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장미원에 있는 고래 형상 앞에서 타이머 맞춰 두고 사진 찍다가 발생한 일. 급하게 시간에 맞춘다고 앉을 자리 확인하지도 않고 카메라만 보면서 어림짐작으로 앉다가 뒤로 넘어지는 순간이 카메라에 잡혔네요. 그 바람에 등에 장미 가시 박히고, 팔뚝에도 장미 가시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는... ㅠㅠ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장미원에서 동물농장 가는 중간에 있는 벤치. 여전히 작은아들은 꿈나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네요. 햇빛도 없고 하니 선선해서 잠자기에는 좋았나 봅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동물원 입구에 서 있는 간판 겸 조형물. 처음에는 눈 부분에 박혀 있는 것이 원래 그런 건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누군가 호박을 거기다 끼워둔 거더군요. -_-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꽃사슴. 재성이가 풀을 뜯어 가지고 가니까 다가와서는 잘 받아 먹습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이게 어떤 짐승으로 보이십니까? 처음에 한동안 이 녀석이 정면 샷을 허용하지 않아 애먹었습니다. ^^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짐작하신대로 공작이 맞습니다. 요즘이 이놈 짝짓기 시기인지 암놈에게 구애로 보이는 행위가 활발하던데요. 깃털을 바르르 떠는데 그 소리가 오묘합니다. 휴대폰 진동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공작이 이렇게 깃털을 활짝 핀 것은 어린 시절 이후로는 처음 보는 장면이라 유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나름 귀한 장면이라 이 사진만은 클릭하시면 1600x1200의 고해상도 화면으로 넘어가도록 링크해 두었습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여기는 염소, 흑염소, 양의 우리. 위 사진에서 제일 왼쪽에 있는 염소가 바로 이 녀석입니다. 이놈이 염소와 양을 함께 키우는 우리에서는 완전 깡패더군요. 시간을 정해두고 체험현장이라고 사람이 먹이를 주기도 하는데 먹이 줄 때 옆에 다른 염소나 양이 있으면 무조건 저 뿔로 들이받아버립니다. 그리고는 혼자서 먹이를 독차지하더군요. 그 위세에 눌렸는지 염소가 다가오자 겁을 먹고 풀을 제대로 입에 물기도 전에 재성이가 손을 놓아버리더군요. ^^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방아깨비도 만났습니다. 재성이에게 보여줬더니 기겁을 하고 도망가더군요. 하긴 머리털 나고 방아깨비라는 걸 처음 봤으니...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동물농장을 나와서 대공원 한편에 자리한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입니다. 그런데 전에 갔을 때는 재성이가 이 미끄럼틀을 좋아라 잘 탔었는데 이번에는 겁을 먹고 안 타려고 하더군요. 왼쪽 계단에 노란티 입고 올라가는 아이가 재성이입니다. 저런 식으로 계단만 오르락내리락 하더군요.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또 다른 미끄럼틀에서 엄마와 모래 장난도 하는 재성이. 동생이 태어나고는 거의 항상 동생에게만 엄마가 관심을 주로 보이다가 이 날은 작정하고 동생은 아빠가 보고 엄마가 재성이와 놀아주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조금만 더 큰아들에게 관심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도 실천이 잘 안 되더군요. 저 역시 퇴근하고 오면 10개월 된 작은아들부터 챙기다 보니 43개월 큰아들을 아주 다 컸다고 은연중에 여기는 버릇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렇게 많은 아이가 있는 곳에 데리고 가니 여전히 그중에서 제일 작은 축에 속하는 아직 한없이 약하기만 한 아이인데 말입니다.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이곳은 뜀동산이라는 곳입니다. 아래에 무슨 장치가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탄력이 좋아서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습니다. 실제로 재성이가 대공원 놀이터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 중에 한 곳이랍니다. 형님은 벌써 열심히 뛰고 있고, 성민이만 남아서 형이 간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네요.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실컷 자고 일어나서 기분 좋은 성민군.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성민아~, 형님 왔다. 재성이는 이제 어느 정도 다리에 힘이 생겼는지 전에는 옆에서 다른 아이가 뛰면 그 반탄력 때문에 넘어져서 잘 서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다른 아이들처럼 잘 뛰어놀더군요.


울산대공원에 놀러간 재성이와 성민이

엄마가 아파트 단지 내에 장 섰을 때 싼 맛에 샀다는 노란 티. 노란색이라 유난히 잘 보이더군요. ^^ 얼마나 열심히 뛰어놀았는지 재성이는 땀으로 범벅이 되었답니다. 그나마 햇볕이 나지 않아 다행이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래도 탔더군요.


조금 있으면 휴가 시즌이 시작되는데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는지요? 저는 휴가 기간은 잡혔는데 아직 휴가 계획을 못 세우고 있네요. 매년 본가 식구들과 함께 움직였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사람 많지 않은 곳으로 다녀오고 싶은데 그게 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희 집은 아들만 둘입니다. 둘째가 태어났을 때 주위 분들이 농담 조로 “요즘 같은 세상에 아들만 둘씩이나 낳아서 어떻게 하느냐?”, “할 수 없지. 힘들겠지만 셋째로 딸 하나 더 낳아야지.”와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요즘 사회 분위기가 제가 자랄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약간 의외더군요. 아니 다른 정도가 아니라 거의 180도 뒤바뀌지 않았습니까?

–_-;

 

뭐 그렇다고 섭섭한 건 전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도 둘째는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습니다만, 그게 인력으로 되나요? 아들 둘이 저희 부부에게 선사하는 삶의 원동력에 아주 100% 만족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아내도 드러내 놓고 내색은 안 했고, 지금도 안 하지만 둘째를 임신하고 있을 때 딸이기를 은근히 바랬다고 털어놓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둘째 녀석을 딸아이처럼 입히거나, 치장하고는 재미있어 할 때가 있습니다.

 

형님 목걸이를 머리에 걸친 성민이.

 

아빠가 저런 식으로 장난을 쳤다고 하는…;

 

아빠, 엄마 이러면 곤란해요. 에고… 이놈의 인기는~

 

할아버지 댁에 갔을 때 고종사촌 누나들의 머리띠를 성민이에게 걸치는 만행을 저지르는 엄마.

 

엄마!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요? 불끈~!

 

쏴나이 하성민! 결코 멋진 모습이 아닌, 예쁜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다. 삐뚤어질 테야!!!

 

그러나 엄마는 머리띠를 바꿔 가며 어느 게 예쁜지 비교하고 있다지요. 뾰로통한 성민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엄마가 앞에서 얼러 주자 언제 그랬냐는 듯 좋아라 함박웃음을 선사해 주는 마음 넓은 성민군. 그런데 이 사진 누가 찍었지? 초점을 어디다 팔아먹었을까? –_-;

 

할아버지 댁에서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형님과 누나들 때문에 기어다니느라 피곤한 성민군. 자는 모습도 형이랑 똑같다.

 

뭐든지 간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민이. 이번에는 형의 교구 발견. 잠시 점검 후 입안으로 쏙~ –_-;

 

아직 큰 그림책은 버거워하여서 성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자그마한 그림책.

 

그림 공부하는 줄 알았더니… 공부보다는 노는 게 좋아요~

 

그림책도 이젠 싫증이 난 성민군. 눈앞의 카메라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합니다.

 

성민이의 주의 분산을 위해 긴급 투입된 노래 나오는 별. Twinkle, Twinkle Little Star~

 

그러나 그런 얕은수에 넘어가지 않는 성민군. “엄마, 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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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육아일기를 너무 등한시했습니다. 아이들 자라는 모습은 하루하루가 다른데 엄마, 아빠가 너무 게으른 것 같습니다. ^^; 카메라에 담긴 모습들이 많네요.

근래 일교차가 심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잘 때 아이들 옷을 어떻게 입혀야 할지 난감합니다. 잘 때 아이들이 땀을 좀 많이 흘리는 편이라 여름 내복을 너무 빨리 입혔다가 작은아들 성민이가 감기로 오랫동안 고생했습니다. 그렇다고 긴 내복을 입혀서 재우면 더워서 그런지 밤에 자주 깨는 것 같기도 하고, 역시 땀도 많이 흘리네요.
어른도 그렇지만 애들도 옷 입히기 참 까다로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너무 생각 없는 아빠


아빠, 육아일기 얼마 만에 쓰는 거죠? 이러면 곤란하죠! 머리가 이제 많이 자랐습니다.

오이를 두 개씩이나 손에 쥔 성민이. 요즘은 옆에서 누가 뭘 먹는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이빨은 아직 나지 않았지만, 잇몸을 이용해서 오이 속의 부드러운 부분을 잘 먹습니다.

오이 조각 두 개에 아주 만족스러워 하고 있네요.

이유식 먹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늦어지자 자기 발가락을 빨기 시작하는 성민군. 삐뚤어질 테다!!!

냠냠~ 쩝쩝~

입맛만 버렸네. 왜 빨리 먹을 걸 안 주는 거지?

이유식 대령이요~ 너무 음미하는 거 아닌가? 눈이 좀 돌아간 것 같은...;;

형 재성이는 이유식도 잘 안 먹어서 그렇게 애를 태웠는데, 성민이는 잘 먹기는 뭐든 잘 먹습니다. 살이 잘 안 쪄서 본전 생각이 나서 그렇죠. ^^;

잘 먹었습니닷~!

배도 부르겠다, 배도 꺼줄 겸 건반 운동이나 한번 해볼까?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성민이. 역시나 입 주위에는 비상시 대비한 여분의 음식이...

며칠 전 저희 부부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
평소 바나나와 오이 속과 같이 부드러운 부분을 성민이가 이유식 시작하고 나서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생각 없는 아빠는 그런 걸 먹을 정도니 참외도 잘게 잘라주면 잘 먹을 것이라는 위험천만한 생각을 합니다. 아직 이도 하나도 나지 않은 젖먹이에게 말입니다.

아내가 보면 또 잔소리할까 봐 살짝 잘라서 성민이 입에 넣어 줍니다.
처음 잠시는 삼키지 않고 입안에서 단맛을 느끼는 듯합니다.
그리고는 삼키는 시늉을 합니다.
갑자기 아이가 "켁켁" 거립니다.
아빠는 이때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릅니다. 그냥 그러다가 말려니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빠의 생각과는 달리 젖먹이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고 계속해서 "켁켁" 거립니다.
아이 얼굴이 새빨개지기 시작합니다.
아내가 놀란 얼굴로 달려와서 어떻게 좀 해보라고 소리칩니다.
한 손에 아이를 엎드린 상태로 들어서 다른 한 손으로 등을 세게 내리칩니다.
효과가 없습니다. 젖먹이가 이젠 땀을 비 오듯이 흘립니다. "켁켁" 거리는 소리도 이젠 내지 못합니다.
안 되겠다 싶어 아이 뒤에서 두 손을 아이 명치 부분에 맞잡고 몇 차례 세게 당깁니다.
갑자기 아이가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내가 젖먹이 입에 손을 집어 넣어 참외 조각을 끄집어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십 년 감수했습니다. 저도 그 당시 얼마나 놀랐는지 아내가 저에게 따지려고 했는데 제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더랍니다. 정말 얼마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오만 생각이 다 났던 것 같습니다.
반성 많이 했습니다. ㅠㅠ

재성이, 엄마 화장품에 손을 대다.


큰아들 재성이 안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혼자 있더니 얼굴을 저렇게 하고 나왔습니다.

엄마는 아직 이 사실을 모릅니다. 아빠는 이 순간 고민을 합니다. 아내가 보기 전에 씻겨야 하나? 아니면 혼나게 내버려 두어야 하나?

아빠? 형아 얼굴이 왜 저래요?

어이~ 동생! 이 사실을 엄마에게 알리지 마라!

조금 뒤 일어날 사태를 짐작도 못 하고, 밥도 안 먹고 TV에 빠져 있는 재성군.

참 다양한 색을 많이도 칠했구나. 아들아, 조금 뒤 아빠는 널 지켜줄 수 없을 것 같구나.

뭐 어쩌겠어요? 다 자업자득이지요. ㅋㅋ

뭘 저리도 재미있게 두 놈이 보는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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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둘째 성민이 성장앨범 사진 찍고 주전 바닷가로 바람 쐬러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큰아들이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하기도 했고, 둘째는 아직 머리털 나고 한 번도 바다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겸사겸사 갔던 거랍니다. 바닷바람이 좀 차기는 했지만, 기온이 워낙 따뜻했기 때문에 별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큰아들 재성이와 작은아들 성민이 둘 다 콧물 흘리고, 기침하고 난리더군요. 재성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성민이는 생애 첫 감기였던 겁니다. 열이 쭉쭉 오르고 애가 힘이 없는 게 걱정스럽더군요. 월요일 오전에 병원 가서 진찰받으니 역시나 열감기에 한쪽 귀는 귀 안이 부어 있다고 하더군요.

몸도 안 좋구만 엄마, 아빠는 어디 간 거야?


그때부터 오늘까지 거의 일주일을 고생하고 있군요. 아빠, 엄마 반성 많이 했습니다. ㅠㅠ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속에 깊이 새겼지요.
"이 녀석은 아직 젖먹이야.
이 녀석은 아직 젖먹이야. 이 녀석은 아직 젖먹이야..."

다~ 내끄야!!!


몸도 안 좋고, 잘 먹던 이유식도 거의 안 먹고, 기침은 자꾸 나서 목은 아프고 하니 쉽게 짜증 내고 엄마만 계속 찾습니다. 아빠가 안아줘도 소용없습니다. 무조건 엄마여야 합니다. ㅎㅎ ^^;

다 필요엄쓰! 엄마 오란 말야!


재성이는 그래도 좀 컸다고 역시 감기로 콧물, 기침에 고생하면서도 아빠, 엄마가 동생에게만 붙어 있어도 별 불평을 하지 않습니다. 어이구~ 내 새끼, 이제 다 컸구나. 어여 나가서 색싯감 한 명 데리고 와~ ㅋㅋ

그 와중에 엄마 저녁 준비하는 옆에 가서 딴에는 엄마 돕는다고 저러고 있습니다. 사진 찍을 때면 역시나 어김없이 V 포즈~


엄마가 출동해서 잠시 달래 주니 눈앞에 아까부터 얼쩡거리는 카메라에 관심을 보입니다.

이게 뭐지?


정체가 뭔데 번쩍거리는 거냐? 집중모드 돌입!!! ^^;


형아, 거기서 뭐 해??


일주일 가까이 아프니 통통하던 볼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이번 주말에 부산 본가에 내려갈 텐데 어른들께 꾸중 좀 듣고 오겠는데요. ^^;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성민아, 돌잔치하고 바다 보러 다시 한번 가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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